사회 사회일반

北 국영 무역회사, 돈 많은 개인들이 주무른다

정부ㆍ당ㆍ군, 외화난으로 투자유치ㆍ사업 지원<br>돈 번 상인들 투자자 겸 무역일꾼ㆍ지사장 취업

북한의 국영 무역회사들이 장사로 부를 축적한 개인들의 투자처ㆍ직장으로 바뀌었다고 열린북한방송이 전했다. 이 방송은 자강도에서 무역일꾼으로 일하는 소식통을 인용, 대성무역ㆍ금강무역ㆍ승리무역 등 북한 내 대부분의 외화벌이 회사들이 정부ㆍ노동당 자금이 아닌 개인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같은 회사 운영 방식을 적극 권하고 있으며 무역허가증ㆍ여권 발행 등을 해결해주고 자금 확보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회사는 개인 장사로 부를 확보한 사람들의 투자처로 바뀌었다. 평양에 있는 회사들의 경우 1만~100만달러씩 투자한 개인들이 회사마다 2~3명씩 된다. 이들은 개인 장사를 할 때보다 자유롭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어 이같은 투자형 취업을 선호한다. 개인투자금으로 추가 수익을 내면 일꾼들의 임금, 세금 등을 제외한 뒤 투자자에게 분배된다. 투자로 취업한 사람이 퇴사하면 처음 투자했던 금액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주식회사처럼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북한 당국이 지금 같은 자금난에 시달리기 전에는 각 무역회사들에 당 자금을 투입했지만 1990년대말 고난의 행군 이후 개인 돈으로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중반과 2009년 화폐개혁을 거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과거에는 개인 자금으로 운영되더라도 당의 통제 아래 있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그것마저 약해졌다. 소식통은 "지금 북한 당국은 범죄자도 돈만 내면 용서해줄 만큼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군부 내 외화벌이 회사들도 (군인이 아니더라도)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만 하면 사장이나 각 기지장(지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9년말 화폐개혁 이후 북한 돈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거의 모든 거래가 달러나 위안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역ㆍ유통업자들의 외화보유액도 상당한 수준이다. 평양에서 무역ㆍ유통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한 번 거래에 평균 1만달러 이상의 수입을 얻으며, 외화보유액은 평균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에 이른다. 무역활동이 활발한 국경지역 상인들은 5만위안(840만원)~500만위안(8억4,000만원) 정도의 외화를 가지고 있다. 자강도 만포시와 양강도 혜산시에는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만 각각 100여명, 200여명이나 된다. 소식통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물론 중국인들도 '북한 사회는 정부가 아니라 개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허수아비이며 빈껍데기다. 꽃제비 나라'라며 북한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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