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0월 22일] 美 주택시장 문제,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주택시장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문제가 중간선거를 불과 2주도 남기지 않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50개주 검찰이 대형 은행들과 모기지 업체들의 그간 주택차압 과정에 위법 여부가 존재했는지 일제히 조사하는 데 따른 정치적 역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처럼 사정의 칼을 휘두르며 (주택차압 대란에) 분명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자신의 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문제다. 미 금융계가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의 이러한 '팔 비틀기'는 금융회사들이 주택압류를 진행하며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었음을 밝혀내는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대형 은행과 모기지 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주택압류 절차를 일제히 중단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일부 업체들은 자체 조사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항의하며 주택압류의 재개를 강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형 은행들이 차압할 권리도 없는 주택을 무자비하게 압류해 죄 없는 미국인들을 거리로 내몰았다고 맹비난한다. 하지만 은행들의 횡포가 이번뿐이었던가. 그리고 정부가 당시 이러한 은행들을 왜 막지 못했는가에 대한 비난은 없다. 미 정부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옳다. 정부가 금융회사들의 잘못을 덮어버려 주택차압이 속도를 내도록 놔둔다면 잘못이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이처럼 내키지 않는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는 게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대형 은행들과 모기지 업체들은 시간이 지나면 주택압류 절차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 주택시장이 안정과 균형을 되찾는 데 오히려 시간을 늦추는 효과만 낼 것이다. 만약 사정당국의 이번 조사 외에 또 다른 제재성 조치가 더해지면 모기지시장에 그야말로 비수를 꽂는 짓이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현재 진행되는 주택압류는 일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허용해야 한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별 사안별로 처리하는 게 낫다. 궁극적으로는 미 모기지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채무조정보다 압류를 부추기는 유인, 모기지 상품의 남발 등)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미 주택시장은 단기적으로 묘안이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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