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김경락 경미산업 사장(창업스토리)

◎10년 직장경험 기반 “내사업” 승부/대학 못간 꿈 “홀로서기로 성공을” 늘 채찍질/샐러리맨 시절 인맥활용 불도저식 일감 확보/이젠 연매출 30억… 아산에 2공장 설립계획도김경락 경미산업(주) 사장(38)은 지난 76년 부산 동아공고 기계과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자신과 한가지 약속을 했다. 「직장생활 10년내에 반드시 독립해 내 사업을 한다」는 다짐이었다. 대학진학을 하지못한 만큼 직장보다는 「내 사업」으로 인생의 승부를 내야한다며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김사장은 직장생활 10년째가 되던 85년 3월, 27세의 나이로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그 후 11년이 지난 지금 김사장은 인천광역시 남동공단안에 5백평 규모의 자가공장을 가지고 연간 매출액 30억원을 웃도는 버젓한 중소기업 사장으로 변신 했다. 경미산업이 생산하는 품목은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모니터용 케이스, 지하철 개찰구에 들어가는 티킷유티트, 주방기기 등이다. 김사장은 각종 정보통신기기용 첨단 19인치 랙을 개발, 최근 특허를 출원하고 본격 판매에 나서 내년에는 매출액이 2배 이상 늘어난 7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사장은 랙 사업이 본격화되는대로 아산공단(포승지구)에 확보해놓은 8백평의 부지위에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앞으로 고속철도의 게이트시스템 랙과 공항의 게이트시스템 랙 등을 개발, 랙 전용공장인 아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것이 김사장의 구상이다. 김사장이 사업의 첫 아이템으로 잡은 것은 전자제품 레이블이었다. 레이블은 각종 전자제품의 전면에 부착돼 상표를 나타내주는 것으로 일감은 앞서 다니던 직장인 한독전자의 동료들이 도와주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레이블은 스크린인쇄 및 부식 공정후 금형으로 따내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투자비를 아끼기 위해 중고설비를 구입한다고 해도 몇백만원은 주어야 했다. 여기에 공장의 임대 보증금으로 5백만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했다. 당시 김사장은 살고 있던 아파트 처분대금 1천3백만원과 퇴직금 등 1천5백만원으로 창업자금을 마련 했다. 김사장은 이 자금으로 공장을 구하고 설비를 구입했으나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다. 친인척, 친구 등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돈을 있는 대로 빌려왔다.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만에 빚은 3천만원으로 불어났다. 85년 겨울로 접어들면서 김사장은 비로소 여유를 찾기 시작한다. 원자재를 사들여오는 돈과 납품대금으로 받는 어음 사이의 시차가 극복된 것이다. 김사장은 회사가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서자 좀더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업종전환을 모색했다. 거래 전자업체들이 프레스가공품인 전자제품 케이스 등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해왔다. 김사장은 레이블사업을 새로운 창업자에게 매각하고 86년 경기도 부천시에 좀더 규모가 큰 임대공장을 마련하고 프레스금형 및 가공품 생산에 나섰다. 프레스금형 및 가공품은 생각했던 대로 부가가치는 훨씬 높았다. 전자업체 등 거래처가 원하는대로 열심히 만들어주다 보니 돈독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일감은 갈수록 늘어났다. 생산품목도 CCTV 모니터 케이스, 컴퓨터 및 통신기기 케이스, 주방기기 등으로 확대됐다. 93년에는 아예 남동공단에 5백평의 부지를 매입, 자가공장까지 건설했다. 김사장의 창업스토리는 모든 것을 교과서대로 실천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첫째, 김사장은 첫 사업아이템을 선정할 때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1백% 활용했다. 샐러리맨 시절의 인맥을 살려 일감을 확보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 기본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주저하지 않고 이를 선택했다. 둘째, 김사장은 1년안에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내 생산, 거래처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창업후 1년안에 거래처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사업은 성공한다. 특히 첫 아이템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으면 제2아이템을 준비,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데 김사장은 교과서대로 이를 실행했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체인점 등 너무 손쉬운 아이템에만 몰두해 진짜 알맹이는 놓치는 경향이 있어요. 이미 잘된다고 소문이 난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면 금새 과당경쟁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게 마련입니다.』 김사장은 남이 뭐라하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아이템을 선정해 창업할 것을 예비창업자들에게 주문했다.<최원룡>

관련기사



최원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