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카드 채권단 공동관리] ‘어정쩡한 미봉책’ 정상화 미지수

LG카드가`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와 `산업은행의 경영권 인수`라는 종전의 두 가지 해법을 절묘하게 접목시킨 새로운 방안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게 됐다. LG카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자금부족으로 당장 이번 주 말부터 현금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새해 초부터 금융시장이 또다시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자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낸 셈이다. 그러나 상황이 워낙 급박한 탓에 채권단 공동관리도, 산업은행의 경영권 인수도 아닌 어정쩡한 미봉책을 이끌어 냈다는 지적도 일고 있어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울러 LG카드의 모든 주주들에게 무려 44대1의 감자를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템플턴자산운용 등 해외 대주주는 물론 소액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은행 주도 공동관리 추진= 채권금융기관간 이견으로 난항을 겪어 온 LG카드 처리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우리, 국민, 농협 등 채권액이 많은 은행들의 부담을 늘리는 방식의 `공동관리`로 가닥을 잡았다.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4,000억~5,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출자해 최대지분(19% 안팎)을 확보하게 되며 3개 은행까지 합치면 지분이 50% 이상 된다. 나머지 12개 채권금융기관은 채권비율에 따라 분담해 출자를 하게 된다. 채권단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4개 은행이 일종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공동으로 경영에 나서거나 아예 산업은행이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위탁경영을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은 LG증권 역시 공동관리의 범주에 넣어 적정 원매자가 나타나면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출자전환ㆍ감자 어떻게 되나= 채권단이 일단 이 같은 방안에 최종 합의하게 되면 우선 1조원을 출자전환 한 뒤 감자를 실시하게 된다. 채권단은 당초 모든 주주에 대해 2.5대1의 비율로 감자를 하기로 했으나 정상화 방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적정 자본금을 확보하기 위해 44대1의 대규모 감자를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LG카드의 현 자본금(7,800억원)에다 4조원 이상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자본금이 너무 많은 상태가 된다”며 “1조원 출자 후 늘어난 자본금 1조7,800억원에 대해 우선 44대1의 감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400억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출자전환은 감자 후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만일 이 같은 비율로 감자가 실시된다면 기존 주주는 물론이고 1차로 출자전환에 나선 채권단까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주말까지 합의 못하면 파국 우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공동관리 방안에 대해 일부 채권은행과 보험사는 물론 LG카드 주주들까지 모두 반발하고 있어 최종 성사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1조원을 출자한 후 44대1로 감자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같은 방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 했다. 특히 이번 공동관리의 한 축인 국민은행의 경우 이날 장시간에 걸쳐 논의를 벌였으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동관리의 한 축인 국민은행이 이번 주 말까지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LG카드는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다”며 “채권금융기관들이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치논란 재연 등 후유증 =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금융노조 및 산업은행 노조 등 노동계의 반발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시장경제 실패와 부도덕한 재벌의 책임회피를 산은에 전가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도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공동관리는 총선을 의식한 관치금융식 해법”이라며 “LG카드 지원으로 인한 손실이 주주와 금융기관 고객들에게 전가되었음이 확인될 경우 정부당국과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해 배임교사 및 배임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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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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