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철강전쟁 점화'

철강 대미수출 직격탄∼국내 업계 강력 반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새벽(미국 시간 5일 새벽) 철강 수출국들과 미국내 철강 수입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국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초고강도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함으로써 전세계적인 `철강전쟁'이 점화됐다. 미 통상법 201조에 의거해 발표된 이번 긴급수입제한조치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판재류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향후 3년간 최고 30%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 부과를 확정,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철강 수출의 16%(금액기준)에 달하는 201만t(9억4천만달러)을 미국 시장에 내다 팔았으나 이번 조치로 수출 물량의 약 60%가 직접적인 규제를받을 것으로 보인다. ◇ 대미수출 격감 불가피…업계 강력반발 부시 행정부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판재류에 대해 3년간 최고 30%(1차년도 30%, 2차년도 24%, 3차년도 18%)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강관은 15%, 스테인리스 와이어는 8%, 기타제품은 15%의 관세율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철강협회 김성우 통상팀장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규제조치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과잉규제조치로 보이기 때문에 내용 검토를 거친뒤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규제 대상에 열연, 냉연강판, 강관, 스테인리스와이어 등 주력 수출품목이대부분 포함된데다 당초 예상(10~20% 관세 부과)을 훨씬 뛰어넘는 초고강도 규제조치가 결정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는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포항제철이 미국 US스틸과 합작설립한 UPI에 중간소재로 공급하는 열연코일 75만여t도 무차별적인 규제대상에 포함됨으로써 타격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의 수입규제로 인해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철강제품이 동남아 등 다른지역으로 몰려들어 철강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경우,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국제 철강시황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파장 및 대응 방안 미국의 이번 조치는 EU, 일본, 한국, 러시아 등 철강 수출국들의 강력한 반발을초래, 무역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유럽연합(EU)과 일본이 WTO 제소 방침을 밝혔고 러시아는 미국산 가금류수입을 중단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또 경제협력기구(OECD)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철강 생산국들의 과잉설비 감축 노력에도 차질을 초래할 전망이다. 포철 통상팀 관계자는 "OECD는 설비과잉에 따른 철강재 가격하락에 대응키 위해오는 2010년까지 1억3천만t의 과잉설비를 해소키로 합의했으나 이번 조치로 감산협상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업계도 EU, 일본 등과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의지가 워낙 강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섭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