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관련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 정식 가입했다. 지난 5월 협회가 결성된 후 사업성 검토를 이유로 가입을 미뤄오다 이번에 전격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조만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인사들과 만나 관련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사업방향과 투자규모 등에 관해 폭 넓은 의견을 주고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사업 및 신사업이 스마트그리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데이터를 교류하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전반을 일컫는다.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종합판인 셈이다.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예컨대 개별 가정에서 TV를 켰다 끄면 전력 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삼성전자의 저전력 기반 가전 판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그리드 맞춤형 가전이 집중 공급될 것으로 전망돼 이 시스템이 확대되면 TVㆍ가전 분야의 신규시장이 형성된다.
또 다양한 전원공급 체계와 연동될 예정이어서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된다. 태양전지 연구라인을 가동하고 사업확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놓칠 수 없는 새로운 시장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의 다른 전자계열사가 스마트그리드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삼성SDI는 이 사업에 필수적인 2차전지ㆍ스토리지 분야를 전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삼성SDS의 네트워크솔루션 등 계열사 사업이 이미 협회에 가입하고 스마트그리드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어서 삼성전자와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우선 TV 등 DMC 부문의 제품을 스마트그리드에 적용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잡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제주도 실증단지를 거치면서 스마트그리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시스템에 필요한 반도체 등 부품을 포괄하는 사업을 육성하는 데까지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북미와 유럽 주도로 연평균 9% 성장해 오는 2030년 총3조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