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이후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안정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8개의 대책 중 4개만이 집값 변동률을 둔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뱅크는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전과 후 각각 한달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4번은 발표 후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4번은 발표 후에도 상승폭이 커지거나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2002년 1월 발표된 '1.8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경우 발표 전 월간 변동률이 5.24%였으며 발표 후에도 한달간 집값이 4.17% 올라 집값을 잡는데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1.8대책' 후속으로 나온 '3.6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조치를 통해 5.77%였던 집값 변동률을 1.57%로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이후 발표된 '5.21 서민주거 안정대책'의 경우 발표전 0.15%였던 변동폭이 1.44%로 오히려 커지는 등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이어진 '8.9 주택시장안정대책' 후에도 집값이 4.9% 올라 발표 전(3.06%)보다 상승폭이 오히려 커졌다.
'8.9대책' 한 달만에 나온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4.90%였던 상승률을 2.03%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5.23대책'은 2.56%였던 상승률을 0.89%로 낮췄지만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 강화 등을 담은 '9.5 재건축 시장 안정대책'은 대형아파트 값 상승을 불러일으켜 3.98%였던 집값 변동률을 4.17%로 확대시켰다.
이어진 '10.29 주택시장안정 종합대책' 후에는 서울지역 매매값 변동률이 -1.38%의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올 2월부터 주택가격이 살아나자 정부는 지난 4월 2단계조치로 '주택거래신고제'를 도입, 지금까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팀장은 "2002년 이후 이어진 부동산 대책 발표 중 4번은 시장을 안정시켰지만 4번은 발표전보다 집값이 오히려 올랐다"며 "이중 10.29대책이 유일하게 집값을 하락시켰으며 그 효과가 1년 가량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