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 "북한은 범죄정권…금융제개 못 풀어"

관훈 토론회서 對北 강경 발언


한국 국민들의 일상 속에 파고 들며 친숙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쌓아온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7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 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은 범죄정권”이라며 “정치적으로 제재를 풀 수 없다”고 말해 북미간 금융문제로 빚어진 갈등을 미국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결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이 정권주도 하에 마약밀매 등을 하는 상황에서는 정치적으로 제재를 풀 수 없다”며 “돈세탁, 달러위조 등에 대한 미국법의 집행이 6자회담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및 재무부 관리들이 북한 금융제재에 대해 원칙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주한 미 대사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이례적이다. 특히 북한이 금융제재 문제를 북ㆍ미간 신뢰형성의 출발점으로 여기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언으로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10월 부임 이래 ‘드럼 치는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한국 국민들과 친숙해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버시바우 대사의 강경 발언은 부시행정부의 대북 대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관을 묻는 질문에 “낙관적이진 못하지만 북한정권이 실패했음에도 개혁 가능성에 대한 희망은 있다”며 “북한이 변화한다면 우리는 상응한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응한 행동’으로 9ㆍ19 공동성명에 명시된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구축, 경제원조 등을 거론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관계정상화는 심각한 비핵화 문제를 종결하지 않고서는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북한 핵의 ‘신속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버시바우 대사는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 이어 지난 10월 한국에 부임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러시아학 및 동유럽학 학사학위와 콜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대사, 주러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으로 역대 주한 미국 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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