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무려 7년만에 다시 열리는 한일재계회의

한국과 일본의 대표 재계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이 1일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무려 7년 만이다. 두 단체는 무역투자, 소재·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협력을 추진하고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거 50년간 축적한 협력의 바탕 위에 미래지향적 관계를 회복해 양국 경제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는 점이다. 한일관계가 '과거'에 발목을 잡힌 상황에서 산업협력과 경제통합으로 냉각상태를 풀어나가기로 한 공동성명의 의미는 남다르다. 정치 때문에 경제를 포기할 수 없다는 두 나라 재계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아시아 경제통합,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서 '퀀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양국 정치에 드리운 한랭전선이 더 이상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현재 한일교역은 말 그대로 최악 수준이다. KOTRA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수출과 수입 모두 2012년 이후 올해까지 3년째 감소하고 있다. 대일 수출입이 한꺼번에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탓에 대일 수출입 비중은 4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9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전체의 5.7%로 정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6년 이후 최악이다. 양국 경제협력이 활발했던 1973년의 36.8%와는 비교도 안 된다. 수입 비중도 10%를 겨우 넘을 정도다.

이같은 현실에서 7년 만에 머리를 맞댄 한일 재계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정치적 갈등의 골이 깊다고 경제교류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다. 이 사실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