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등 우리 업체들이 수위를 이어온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만과 일본의 공격이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LCD TV 등 기존의 세트 제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군으로 떠오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등 부품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추격전이 전방위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 기업이 주도 중인 평판TV 시장에서 일본 소니 등이 주춤한 사이 파나소닉이 공격적인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우선 부동의 1위인 PDP TV 점유율(33%)을 높이기 위해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월까지 PDP 모듈을 양산하는 아마가사키 공장의 4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내년에는 5라인에서도 양산 제품을 내놓을 예정. 이 경우 파나소닉은 연간 1,000만장 규모의 PDP 모듈을 뽑아낸다. 이는 삼성SDI의 730만장과 LG전자의 600만장을 50% 이상 앞서는 수준이다. 파나소닉은 상대적 열세인 LCD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태세다. 회사 측은 LCD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도시바 등과 함께 자회사인 LCD 생산법인 IPS-알파에 28억달러를 투자, 32인치 기준으로 연산 1,500만대의 LC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지난해 7% 수준인 평판TV 점유율을 2010년까지 25%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지난 1ㆍ4분기를 기준으로 할 때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8%. 파나소닉의 계획대로라면 시장 1위도 가능하다. 일본 후나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후나이는 북미 LCD TV 시장에서 필립스의 브랜드를 달고 본격적인 공세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후나이는 2006년까지만 해도 북미 LCD TV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삼성에 1위 자리를 내주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났는데 유럽 시장의 강자인 필립스로부터 브랜드를 빌려 반격에 나선 것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는 OLED 부문에서는 대만 업체들의 추격전이 무섭다. 세계 4위의 LCD 패널 업체인 대만 CMO가 2004년 설립한 OLED 패널업체인 CMEL은 월 30만개 수준인 OLED 양산 규모를 연내 월 100만개로 대폭 늘릴 방침이다. CMEL은 지금까지 중국 현지의 세트업체에 패널을 공급해왔는데, 이를 PMP와 내비게이션 등으로까지 확대해 시장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AUO도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OLED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과의 ‘OLED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에서 우리 업체들이 공고하게 선두를 지켜왔지만 1~2년 내 일본과 대만 등의 동시다발적인 추격전이 전개될 것 같다”며 “삼성과 LG 등이 최근 새 사업부(법인) 신설 등을 포함한 사업 재조정을 계획 중인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