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스마트TV 시장 벌써부터 먹구름

통신사 "과도한 트래픽 유발 불보듯… 망 이용료 안내면 회선 차단" <br>제조사 "이중부담" 거부감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TV 시장에 벌써부터 먹구름이 끼고 있다. 스마트TV를 서비스하는 데 필요한 유선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인터넷(통신망) 사용료를 내라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ㆍSK텔레콤ㆍLG유플러스 등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명의의 공문을 통해 삼성전자ㆍLG전자ㆍ소니ㆍ애플 등 스마트TV 제조 업체에 통신망 이용 대가 논의에 참여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통신업계는 제조사들과의 논의를 통해 통신망 이용료를 직접 지불하거나 스마트TV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을 줄일 수 있는 간접적인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직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지는 미지수지만 해외의 사례를 봤을 때 이동통신사들의 초고속 인터넷 요금제를 종량제로 내놓거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TV로 인한 트래픽을 줄이는 등의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KT(763만명)의 경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몇몇 KT 관계자들이 "제조사에서 스마트TV로 통신망을 대가 없이 이용하면 회선을 끊어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다. 물론 이동통신사가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스마트TV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차단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만큼 문제의식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이동통신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만든 이유는 스마트TV로 유발될 다량의 데이터 트래픽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TV는 초당 25MB의 트래픽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PC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최대 80배 정도다. 아무리 스마트TV가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서비스되지만 이 정도의 트래픽이 발생하면 주변의 다른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통신품질 저하를 겪게 된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또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카카오톡'과 신경전을 벌였던 이동통신 업계가 스마트TV 관련 이슈에는 한발 빨리 나서는 모양새로 분석된다. 이동통신 업계는 지난해 카카오톡 이용자가 급증하자 뒤늦게 카카오톡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을 문제삼았다. 카카오톡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ㆍ서비스가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마트TV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논의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동통신 업계는 고화질 영상 등으로 카카오톡보다 훨씬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킬 스마트TV 제조사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논의를 하더라도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카카오톡과 관련된 갈등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은 없는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전히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지 명확한 입장을 마련하지 못한데다 제조사들 역시 이동통신사들의 이용대가 요구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이 통신사에 이용료를 지불하고 스마트TV를 보는 건데 왜 제조사가 이중으로 이용료를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