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高, 고유가 상쇄한다고? 언 발에 오줌누기!

2004년 이후 유가 194%↑ 원화가치 상승률은 23%그쳐…유가 상승폭이 8배이상 높아


가파른 유가 급등세가 시작된 지난 2004년부터 국제유가가 원화 가치 대비 8배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을 원고(高) 현상이 상쇄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낙관적인 해석과 달리 유가 급등은 국내 경제에 물가상승의 직격타를 날리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관계자나 경제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원고 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달러 베이스로 이뤄지는 원유 수입부담이 원화 강세로 인해 상쇄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실상은 원화 상승 속도가 유가 급등에 턱없이 못 미쳐 내년 물가와 경기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26일 현재 배럴당 82.6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2004년 1월 초의 28.1달러에서 무려 194%나 치솟은 수준이다.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도 26일 배럴당 91.86달러로 마감, 같은 기간 동안 172%의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원화 가치는 최근 우리 경제를 위협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상승률은 23.8%에 머물렀다. 2004년 1월 달러당 1,194원30전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26일 909원90전으로 마감돼 상승폭이 24%를 소폭 밑돌았다. 국제유가 상승폭이 원화 가치 상승에 비해 8.1배나 높은 것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원화 가치가 1.7%가량 오르는 사이 두바이유가는 58달러 수준에서 80달러 이상으로 42%가량 치솟아 유가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내년 물가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10달러 오르면 소비자물가를 1.7%포인트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국제유가 상승은 곡물ㆍ금 등의 국제원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세를 일으켜 파급효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게다가 원고 현상의 고유가 상쇄 효과를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 말 원ㆍ달러 환율이 880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물가 압박과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동시에 우리 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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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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