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구·부산발 국제선 신규 취항에 잇따라 나서며 영남권 하늘길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수요가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영남권이 LCC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저비용항공사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13일 대구-중국 베이징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국적 LCC중 중국 수도인 베이징 취항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베이징을 중국노선 확대의 전초기지로 삼아 현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구-베이징 노선은 매주 월·수·금요일 대구국제공항에서 오후 11시 20분 출발한다. 이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현지시각으로 화·목·토요일 오전 2시 15분 출발, 대구공항에 같은 날 5시 10분 도착한다.
제주항공은 대구-베이징 노선을 포함, 이달부터 오는 4월까지 모두 10개 국제선에 대한 신규 취항 또는 기존노선 증편, 중단노선 운항재개에 나선다.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을 기점으로 하는 국제선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당시 중국 국적 항공사만 국제정기선을 운항하고 있던 대구에 방콕 노선 첫 취항에 나선데 이어 이번 베이징 취항으로 대구 항공수요 흡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다른 LCC인 티웨이항공도 다음달 30일부터 대구-일본 오사카 정기 노선(주5회)을 신규 취항한다. 티웨이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노선 확대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구경북권 항공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제선 승객 1,000만명을 돌파한 부산 김해공항의 경우 LCC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구체적으로 제주항공이 오는 4월 부산-일본 오사카(주14회), 부산-후쿠오카(주7회), 부산-타이페이(주7회) 노선에 잇달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지난해 16호기를 도입한 에어부산 역시 지난달 국적사로는 처음으로 부산~중국 옌지 노선에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옌지노선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 장자제와 베트남 다낭, 괌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올 들어 대구·부산발 국제선 신규 취항이 잇따르는 것은 LCC들이 수도권 다음으로 항공수요가 많은 영남권으로 적극적인 노선 다변화 정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역자치단체가 신공항 건설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영남권의 항공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LCC간 치열한 경쟁으로 항공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공항이용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대구공항의 경우 지난해 국내·국제선 총 이용객은 153만7,000여명으로, 전년 108만명에 비해 무려 41%나 급증했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물론 지난해 LCC의 잇따른 국내·외 노선 신규 취항으로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여행수요가 늘어난 점이 이유로 꼽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동북아 최고의 LCC 도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선 구성을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을 제2의 허브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