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25일] 맥도날드에서 얻은 교훈

"왜 맥도날드에서 일하려고 하십니까?" "맥도날드의 경력이면 전세계 어떤 나라에 가더라도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 채용면접시 입사동기를 묻는 질문에 한 구직자가 말한 답변이다. 비록 짧은 답변이지만 그 안에는 '맥도날드'라는 브랜드가 가진 위상과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식기업이자 문화기업이다. 최근에는 바뀌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나라별 물가수준을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인 '빅맥'을 통한 '빅맥지수'로 평가했다는 점에서도 맥도날드가 전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또한 맥도날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햄버거가 세계적으로 자리잡게 된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다시 말하면 '맥도날드'라는 브랜드의 세계화로 미국 음식이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맥도날드의 세계화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우리가 특히 배워야 할 부분은 표준화와 현지화의 적절한 조합이 아닐까 생각한다. 맥도날드는 각국에 진출할 때마다 각 나라의 식문화를 고려한 현지화된 메뉴들도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불고기버거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살려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메뉴다. 중국 맥도날드에는 향신료를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을 위해 소스를 조금 달리해서 판매한다. 이같이 현지 사정에 맞는 현지화로 맥도날드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메뉴들이 현지화한 것은 아니다. 맛을 표준화해야 하는 대표 메뉴들은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했다. 미국에서 맥도날드를 이용한 고객이 한국에 왔을 때 같은 메뉴에서 다른 맛이 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실례로 한국을 찾은 미국인 바이어가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현지화만큼 중요한 게 표준화라는 것을 그때 알 수 있었다. 바꿔 말하면 본죽을 즐겨 찾는 고객이 중국에 본죽 매장에 갔을 때 한국에서 먹던 맛이 아니라면 브랜드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다. 필자는 맥도날드를 보면서 맛의 현지화ㆍ표준화라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 현지화ㆍ표준화는 상반되는 의미지만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됐을 때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맥도날드와 같은 브랜드를 만드는 '브랜드화'가 선행돼야겠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진 브랜드라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표준화와 현지화가 적절히 융화된 메뉴개발, 마케팅 전략이 없다면 브랜드는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필자는 맥도날드를 보면서 '본죽'이라는 브랜드를 현지화ㆍ표준화해 세계화시키리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한식세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여러 외식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맥도날드가 준 교훈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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