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6월 10일] 증강현실을 통한 생활의 미래

요즘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 (mixed reality) 등등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현실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용어들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증강현실이라는 말은 지난 1990년대 초반 보잉(Boeing)사의 연구원이었던 톰 코델(Tom Caudell)이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헤드셋을 고안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 증강현실은 사실 가상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서 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폭로(Disclosure)'에서 선보였던 가상현실 기술은 곧 실생활에 파고들어 우리 모두 그런 디스플레이 장치를 머리에 쓰고 다닐 것으로 기대됐지만 일반인이 즐기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전문가의 전유물이 됐다. 증강현실 기술은 일종의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데이터 용량으로 따지자면 무한대에 가까운 실상을 가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실상은 그대로 놓고 실제로 보기 힘든 정보를 부가하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초기에 고성능의 컴퓨팅 파워를 요구했던 증강현실은 이제 데스크톱 환경을 벗어나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됐다. 특히 스마트폰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와 기능(카메라, GPS, 초고속 인터넷, 가속도 센서, 디지털 컴퍼스 등)들은 현재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런 이유에서인지 아이폰의 앱스토어에서는 300개에 달하는 증강현실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위치기반 서비스와 접목된 형태로 오픈API를 지원하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관심지점을 증강현실 기법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치기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내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GPS가 실내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와이파이 AP (access point)를 이용한 실내 측위 방법을 통해 COEX와 같이 지하에 위치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증강현실은 이제 단순히 기술의 집약이 아닌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패러다임으로 봐야 한다. 인터페이스로서의 증강현실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특히 3차원(3D) TV와의 결합을 시도해볼 만하다. 높은 품질의 3D를 즐기려면 아직까지는 전용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데 이 전용 안경 자체를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3D 콘텐츠를 증강현실 기술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더 언급하자면 투명 디스플레이의 등장인데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의 연기가 단순히 연기가 아닌 실제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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