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이사회는 10일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의결했다. 철도파업 이틀째인 이날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의결하기 위한 코레일 임시이사회가 노조의 반발 등을 고려해 예정보다 한 시간 이른 오전9시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열렸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13명의 이사 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서 고속철도 주식회사 설립 및 출자계획을 전원 동의로 의결했다"고 선언했다.
코레일은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파업참가자에 대해 경찰 고발과 직위해제 등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날 12시 기준 파업 참가자는 3,090명, 참여율 35.9%로 코레일은 전원 직위해제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파업 첫날인 9일 노조 집행부 등 194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출근하지 않은 파업 참가자 4,356명 전원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이날 187명의 피고소인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송하고 3회 이상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사측의 강경 대응에도 철도노조 역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철도노조는 "졸속적인 밀실 날치기 이사회 결정은 무효"라며 "앞으로 파업투쟁을 계속하는 한편 수서발 KTX 설립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한 범국민 촛불대회를 시작으로 11일 전국민주노동자조합총연맹(민노총)과 경고 연대파업과 14일 전국 철도 노조원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철도파업이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수송 차질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시멘트 주산지인 충북 제천·단양지역의 시멘트 수송은 이날 134회에서 33회로 운행이 급격히 줄었다. 성신양회는 평소 1만2,000톤의 시멘트를 철로를 통해 수송하는데 이날은 4분의1 수준인 3,000톤만 수송했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날마다 시멘트 1만1,000톤 수준의 운송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 물류기지에 확보해둔 재고가 내일이면 바닥날 것 같다"고 전했다. 한일시멘트는 평소 1만2,000톤을 철도로 운송했지만 전날은 6분의1 수준인 2,000톤만 물류기지로 내보냈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경기도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화물을 싣고 내린 열차가 정차하는 오봉역은 평상시(72회)의 44% 수준인 32회만 화물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이날 KTX(하루 200회)와 통근열차(46회), 수도권 전동열차(2,065회)는 전날과 같이 평소 수준으로 운행됐다.
하지만 새마을호는 운행률이 56%, 무궁화호는 66%로 전날(각각 68%, 76%)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화물열차(평소 279회)는 전날 운행률 47%에서 37%(104회)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코레일은 당분간 KTX와 통근열차, 수도권 전동열차는 100%,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60% 안팎으로 운행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체인력의 피로가 쌓이고 설상가상으로 18일부터 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가면 열차 운송률은 더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3시 현재 파업에서 복귀한 인원은 273명으로 복귀 인원을 업무에 투입해 대체 인원 피로도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