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비엔날레 형식의 아트페어로 서구 위주의 현대미술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지난 11월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 맨해튼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아시아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장터 아시안컨템포러리아트페어(ACAF). 세계미술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현대미술은 물론 한국ㆍ일본ㆍ인도ㆍ베트남ㆍ싱가포르 등 다양한 아시아의 감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를 기획한 주인공은 김수정(34) 아시안아트웍스 대표. 그는 대학 졸업후 무역을 하면서 전 세계 미술 전시를 놓치지 않고 봐왔다. 취미에 머물러 있었던 미술은 그를 꿈꾸게 했다. 그는 지난 2005년 뉴욕의 신흥 미술 동네 첼시가에 '2×13갤러리'를 시작하면서 미국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갤러리 사업에 이어 2006년 전시기획사인 아시안아트웍스도 설립했다. ACAF를 통해 그는 지금까지 꿈꿔온 글로벌 미술 사업을 현실로 바꿔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대표는 "팔기만 하는 미술장터가 아니라 아시아 미술에 대한 인식을 키울 수 있는 학구적인 아트페어로 키워나가고 싶다"며 "젊은 작가들을 선보이고 한국과 아시아 미술에 대한 심포지움 등 교육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첫 ACAF의 성과에 대해 그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대표는 "작품 다양성에 대한 서양의 컬렉터들의 반응은 뜨거웠다"며 "영국의 한 컬렉터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김동유ㆍ고상우 등 한국작가 작품만 12억원어치를 구입했다"고 말하면서 한국 미술의 세계무대 성공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판매도 성공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서구 현대미술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뉴욕에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이번처럼 대거 선 보인 것은 없던 일"이라며 "한국 작가들이 독특한 시각으로 다양한 주제를 작품에 담아낸다는 점에 서양 컬렉터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젊은 작가들의 독특한 회화와 사진 작품이 인기를 끌었다. 박여숙화랑이 선보인 임만혁의 현대적인 동양화 등이 주목받았고, 베를린 갤러리에서 선보인 사진작가 김아타의 작품은 전시 3일만에 매진됐다. 또 공근혜 갤러리가 들고 나간 사진 작가 김중만ㆍ김수강ㆍ민병헌의 작품도 현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는 "내년도 두번째 ACAF에 참가하겠다는 미국 갤러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아시아 화랑들의 잔치였지만, 내년에는 보다 국제적인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도 올해보다 두배 가량 큰 '피악94'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중국에서 'ACAF차이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를 위해 내년 1월 아시안아트웍스 베이징 사무실을 연다. 그는 "베이징ㆍ상하이 등 대도시가 아닌 제 3의 도시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할 것"이라며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첨병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