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알로에·한방침 글로벌 점유율 1위’로 벤처 우수성 입증?

중기청·벤처협회, 벤처기업 성과 홍보 논란 재점화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벤처기업의 글로벌 우수성과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 발표한 ‘63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벤처기업’ 자료가 다시 한번 과도한 성과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27일 2013년도 말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130개 중 벤처기업이 63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매년말 선정·발표하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총 130개)’ 중 벤처기업만을 추린 것이다.


특히 중기청과 벤처협회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년(2009~2013년)간 1회 이상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기업은 187개며 이중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기업이 전체의 49.7%인 93개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981억원으로 전년(923억원) 보다 6.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6.8%, 4.7%에 달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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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와 관련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중기청과 벤처기업협회는 월드클래스300이나 히든챔피언 기업 등 다양한 우수 기업군에서 벤처기업의 성과를 살펴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 역시 벤처기업의 기술 우수성을 대변하는 자료를 통해 벤처기업이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김, 녹즙기, 개인용 온열기, 한방침, 휴대용 부탄가스 등 전통제조기술 산업군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중기청과 벤처협회도 각 품목을 심층 분석한 결과 93개 일류 제품 중 한국 전통제품이 15.1%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벤처정책이 시작된 1998년 이전에 설립된 전통제조기업에 벤처 인증을 주고 이들 기업의 성과를 벤처정책의 성과로 가져다 쓴 오류를 자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 한 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진정 벤처·창업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고위험·고성장·혁신성으로 대변되는 벤처기업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벤처기업군을 키워야 한다”며 “전통기업들까지 벤처기업 꼬리표를 붙여 벤처기업의 성과로 가져다 쓸 이유가 없는데도 정부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벤처협회 관계자는 “김, 녹즙기 등 일부 전통 산업군의 제품은 한국 기업이 1위일 수밖에 없는 제품군이라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산업부 자료에서 주관적으로 일부 기업을 제외해서 벤처기업 성과를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벤처 확인 여부만을 기준으로 자료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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