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첨단공법불구 품질우수성 의문/한보 왜 포철보다 경쟁력 뒤지나

◎철광석아닌 고철 재활용 쇳물 질부터 차이/불순물 제거공정 없고 탄소 등 조절 어려워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는 코렉스(COREX·용융환원기법)노와 박슬라브방식 등 아직까지 그 기술의 우수성과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는 최첨단 공법을 동시에 채택했다. 한보는 현재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이를 연속주조의 일종인 박슬라브공정을 통해 열연강판(핫코일)을 제조한다. 박슬라브는 쇳물을 슬라브로 만들어 연속주조를 통해 강판으로 만드는 두차례의 공정대신 쇳물에서 바로 핫코일을 만드는 것이다. 이같은 공정은 고로법을 채택하고 있는 포철과는 크게 두가지점에서 다르다. 첫째, 한보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태워 쇳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철을 녹여 재활용한다. 당연히 쇳물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 둘째, 포철이 코렉스로에서 나온 쇳물을 고순도화하기 위해 전로공정을 거치는 반면 한보는 전로공정이 없다.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없고 탄소 및 질소의 함유량을 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제품의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 한보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로와 비슷하게 쇳물을 만드는 코렉스로와 고철을 대체할 HBI 생산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오는 7월 연산 75만톤규모로 건설될 코렉스로는 분광의 철광석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소 쇳물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한보의 주장이다. 또 코렉스로에서 나온 쇳물에 HBI(직접환원철)을 넣기 때문에 고철을 이용한 것보다는 불순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코렉스와 박슬라브공법을 함께 연결시킴으로써 기술적인 취약점이 심화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같은 품질상의 불안정때문에 제품가격도 포철보다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렵다. 한보는 공식적으로는 포철과 같은 톤당 25만∼28만원을 받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최근 포철이 광양의 전기로에서 생산한 제품을 기존보다 8% 가량 내리기로 해 한보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문제는 원가부문이다. 포철이 광양4고로를 기준으로 제품가에 반영된 건설단가가 톤당 7백50달러였던데 반해 한보의 경우 이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포철은 기존설비를 완전히 갖춘 상태에서 광양4기를 건설, 원가반영율을 낮출수 있는데 반해 한보는 부지매입에서부터 공장건설까지의 비용전체를 제품원가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건설비가 당초계획인 2조5천억원에서 현재 5조7천억원으로 두배가까이 올랐다. 그만큼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문주용> ◎제철방식 차이점/유연탄 태워 쇳물생산 환경오염 단점­고노법/고철재활용 전기료 비싸고 불순물 흠­전기로법/무연탄이용 가루태워 공정·오염 줄여­코렉스법 한보철강이 당진체철소에 채택한 전기로 및 최첨단 공법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코렉스방식의 제철법이 한보철강의 제3자 인수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고로법=1700년대후반 철광석을 유연탄과 함께 태워 녹이는 용광로가 개발되면서 시작됐다. 고로는 그 용광로의 높이가 수십m에 달할 정도로 높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 특히 1860년경 고로에서 나온 쇳물에 다시 산소를 불어넣어 철(Fe)이외의 불순물을 태우는 전로를 이용한 제강법이 개발되면서 질좋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근대적인 의미의 고로제철법이 자리를 잡았다. 철광석을 굵은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공정,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코크스공정을 거쳐 철광석과 유연탄을 고로에 함께 집어넣기 때문에 이 공정이 쇳물생산의 선공정에 해당된다. 이 공정때문에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으로 받기도 한다. 포철이나 신일본제철, 프랑스의 유지노사실로 등이 이 방법을 쓰고 있으며 현대가 원하는 방식이다. ▲전기로법=현재 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내에 설치된 전기로는 이처럼 철광석을 유연탄으로 태우는 것이 아니라 고압의 전기를 이용해 녹이는 공법이다. 쇳물(용선)을 만드는 제철법이 아니라 무쇠를 만드는 제강법의 일종이다. 고철에 묻어있는 갖가지 불순물때문에 당연히 쇳물의 질이 떨어질수 밖에 없고 전기료 또한 막대하다. 고로에 의해 생산된 판재류보다는 다소 질이 떨어지는 철근, 형강 등의 생산에 적합하다. 하지만 지난 80년대 미국의 뉴코사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기로에서 나온 쇳물을 이용, 강판생산에 성공해 「전기로는 강판을 만들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코렉스(COREX·용융환원제철)법=고로의 선공정인 소결과 코크스공정을 없애고 바로 코렉스노에 철광석과 무연탄을 미세가루로 만들어 태우는 방식이다. 코렉스노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쇳물이 이동하는 동안 용융 및 환원반응이 일어나 높은 순도의 쇳물이 만들어진다. 공정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어 원가면에서 고로에 비해 10%이상 절감되는 혁신적인 공법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80%이상인 분광(철강석의 일종)을 사용할 수 없고 괴광만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확보가 쉽지 않다. 세계적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이스크사가 연산 30만톤규모의 코렉스로를 가장먼저 건설했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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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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