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 거품 해법 의견 팽팽

“부동산 시장에 대해 무리한 정부대책을 연이어 발표하는 것보다 중앙은행이 금리로 직접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지역의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정책 수단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30일 한국은행이 `자산가격 변동에 대응한 통화정책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국은행이 부동산가격 변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놓고 엇갈린 처방을 제시하며 토론을 벌였다. 박승 한은 총재는 축사에서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부동산으로 시중자금이 흘러 들어가도록 방치한 것에 대해 한은도 응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파트값 상승으로 온 나라가 들끓는데 그 중심에 선 한국은행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해결점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해법은 엇갈렸다. 앤드류 필라도 국제결제은행(BIS) 선임연구원은 “중앙은행이 자산가격 변동에 대응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마저 위축될 우려가 있어 자산가격 변동에 대한 통화정책적 대응은 `상충관계`에 있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생산,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자산가격 거품에 대해선 중앙은행이 직접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은행은 지난 2001년부터 금리인하가 부동산가격에 뚜렷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은행은 불필요하게 향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계속 심어줘 부동산 투기가 지속되도록 했다”고 비판하고 “29일 발표한 정부대책은 무리한 내용이 많은데 이보다 경기상황을 보아가며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금리인상은 가계부실을 심화 시킬 것이라며 반론을 폈다. 그는 “최근 일부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택문제 해결에 거시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동산가격 거품은 향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에 기인한 만큼 양질의 기반시설을 갖춘 택지의 안정적 공급에 정부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서울대 교수도 “교육, 신도시 등 주택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놔두고 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며 “다만 한은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부동산가격을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팀장은 “실질이자율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올리면 부동산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 시킬 수 있다”며 “한은은 지난해 2.5%로 유지했던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올 초 2.5~3.5%로 상향조정 한 부분을 재고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관련기사



이연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