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로 거듭나는 평택] (중) 평택항, 환황해시대 주도 2020년엔 물동량 인천항 버금中과 가까워 물량처리 증가율 전국 최고배후에 첨단산업 포진…고속성장 도움글로벌기업 수출 지역기지 역할도 기대 오현환 기자 hhoh@sed.co.kr 관련기사 "국내외 기업 밀물" "항만 인프라 구축사업 적극 투자"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평택당진항 3ㆍ4번 부두. 유럽과 북중미로 수송할 두 척의 선박에 수출용 현대자동차가 17일 오전 끊임없이 선적되고 있었다. 바로 옆 5부두에서는 안벽크레인이 중국행 컨테이너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느라 분주하다. 상업항으로 본격 개발된 지 20년이 지난 평택항이 이제 황해로 뻗어나가고 있다. 같은 황해 항만으로 개항 120년의 인천항에 비해 ‘컨’ 처리규모가 4분의1선에 머물지만 물량처리 증가속도는 현재 국내 20여개 무역항 가운데 가장 빠르다. 최정호 평택해양수산청 부두계장은 “중국과 가장 가까우며 서해 다른 항만과 달리 수심이 깊고 24시간 입출항할 수 있는데다 배후 도로망도 발달돼 중국 수출항으로 바꾸는 화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해외 국제컨설팅사 글로리아에 의해 예측된 물동량 증가율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해양부에 따르면 2004~2011년까지 평택항의 컨테이너 처리예측 물량은 연평균 30.4%로 국내 항만 가운데 최대 예상 증가율을 보였다. 오는 2020년에는 처리량이 418만TEU로 인천의 534만TEU와 맞먹는다는 분석이다. 황해시대를 맞아 평택항만이 고속 성장할 것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평택항의 성장은 크게 보면 바다 건너로는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항만 배후에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성장으로 한중 교역액은 지난 92년 64억달러에서 2004년 794억달러로 연평균 23.4%나 증가했고 교역상대국 순위에서도 중국이 5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평택항은 특히 인천항과 더불어 현재 중국행 수도권 화물이 육로로 부산에 갔다가 다시 가는 고비용 비효율 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근의 급성장도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있다. 2004년만 해도 중국행 수도권(서울ㆍ경기ㆍ인천) 물동량의 54.8%가, 중부권(충청ㆍ강원) 화물의 69.3%가 부산항에서 처리됐다. 무엇보다 평택항 배후에 전기전자ㆍ자동차 등 첨단산업이 포진하고 있는 점이 평택의 발전에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동북아지역연구부의 강승우 책임연구원은 “중국 항만 배후지는 대체로 단순 생산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국내 수도권에는 첨단기업들이 많아 환황해권을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첨단기업을 끌어들이기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일반 제조업 생산기지는 중국에 넘기되 첨단부품ㆍ소재ㆍ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지역기지 역할은 이 일대가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추진방안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비즈니스와 물류에 초점을 둔 인천경제자유구역과 물류ㆍ항만 클러스터에 중점을 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과도 차별화된다. 진형인 평택대 무역학과 교수는 “평택은 인천처럼 가용할 땅이 많다는 점에서도 경제자유구역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평택은 중국과 인접해 있는데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를 펴는 헤드쿼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ㆍ미국 자본 모두의 관심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동북아는 다양한 문화적ㆍ정치적 특성으로 유럽처럼 쉽게 국경이 사라지기는 어렵지만 국경의 문턱이 낮아지는 것은 머지않았다. 그럴 경우 동북아의 교역ㆍ교류 수준도 더욱 밀접해지고 나아가 황해는 동북아시아의 내해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된다. 시카고ㆍ토론토 등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있는 오대호 권역의 도시들처럼 대중국 수출입기지 역할을 할 평택권도 급속한 성장이 예견되는 것이다. 대중국 수출입 물류허브와 동북아 첨단산업기지 구축의 야심을 품은 평택의 성장이 그래서 기대된다. 입력시간 : 2006/05/17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