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제주도가 추진해오던 제주도 ‘영어전용타운’ 내 미 조지워싱턴대 분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14일 국무조정실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조지워싱턴대는 국내 분교 유치 조건으로 정부가 내세운 대지 무상임대뿐 아니라 건축물 설립까지 요구, 제주도와 이견을 보이다가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분교 개설 보류 결정을 통보했다.
제주도청의 한 관계자는 “조지워싱턴대 측에서 ‘대지 무상임대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 건물 설립까지 요구해 유치협상이 난항을 거듭해왔다”며 “열악한 제주도의 재정상황에 이 같은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 최근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중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제주영어타운 사업시행자를 선정, 사업시행자가 직접 외국 대학 유치 작업을 벌이는 쪽으로 사업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지난 2004년 8월 조지워싱턴대 측과 분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지금까지 3년 가까이 유치협상을 벌여왔다. 유치가 성사될 경우 제주영어타운 예정부지인 남제주군 대정읍 내 도유지 115만평의 일부를 떼어내 무상임대할 계획이었다. 국내 첫 대규모 영어전용타운 내에 해외 유명 대학 분교가 들어설 경우 해외 영어유학 수요 흡수에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당초 정부와 제주도의 구상이었던 것.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제주영어타운 사업 전반에 관한 연구용역이 현재 진행 중”이라며 “다음달 말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설립계획 등을 확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