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밸리'에서 국민연금의 기세가 드높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128조여원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테헤란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공단은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국민은행 사옥을 매입한 데 이어 이달말께는 20층규모 데이콤 빌딩을 매입키로 5일 결정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과 공동 매입하는 이 빌딩의 매입가는 1천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공단이 이 중 40%를 투자, 최대 지분을 갖게 된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공동 설립하는 리츠회사(많은 투자자들의 자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설립된회사)인 `코크렙'이 매입 주체가 되고 연금공단은 지분을 넣는 형식의 투자다.
공단 관계자는 "연간 기대수익을 8-9% 정도로 잡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이 이처럼 테헤란로변 빌딩 매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공실률이 적은 데다안정적인 임대·투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연금공단은 내년중 테헤란로 공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5-6개 정도의 대형빌딩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매입 빌딩을 물색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강남의 다른 지역이나 여의도, 광화문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공단측은 채권과 증권에 집중된 연금 기금의 투자처를 다변화해 향후 부동산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작정이다.
조(兆) 단위 투자금이 빌딩 매입에 유입될 경우 빌딩 시장에서 연금공단의 영향력이 한없이 막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 주변에선 해외 빌딩 매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연금공단의 빌딩 매입이 어느 정도 선까지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채권·주식시장의 `큰 손'인 연금공단이 조만간 빌딩업계의 `큰 손'이 될것이라는 점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