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간판만 바꾼 부실 상장기업 '조심'

올 코스닥 상호변경 131개社중 70개社<br>연초대비 주가 반토막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미지 쇄신 등을 위해 상호 변경에 나서는 상장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적 악화 등 악재는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호를 변경한 사례는 131건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사 8곳 중 1곳이 간판을 새로 단 셈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헤쎄나, 한와이어리스, 온누리에어 등 9곳은 올해 들어서만 상호를 두 차례씩 변경했다. 상호 변경의 이유는 대부분 기업 이미지 쇄신으로 최대주주나 경영진 변경, 사업목적 추가 이후 새로운 출발을 위해 이름을 바꾼다. 그러나 사명 변경 상장사의 주가 움직임은 긍정적이지 못한 편이다. 연초 대비 주가 비교가 가능한 상호 변경 업체 119곳 중 70곳의 주가가 반토막이 났고, 이중 22곳은 연초 대비 주가가 90% 이상 떨어졌다. 49곳은 이날 현재 주가가 500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또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업체도 24곳에 이른다. 지난 7월 상호 변경을 단행했던 아이비진의 경우 아예 시장에서 퇴출됐다. 아이비진은 인바이오넷이라는 사명을 버리고 새 출발을 했으나 무리한 사업 확장 후 유상증자 실패로 주가가 급락했고, 결국 약속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아이비진은 이날까지 정리매매가 끝났으며 20일부터는 증시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게 됐다. 다른 상호 변경 업체들도 각종 악재로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베리앤모어는 이날 하한가인 165원까지 떨어졌다.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90% 감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베리앤모어는 지난 4월 교육과 바이오사업에 집중한다는 사업계획하에 사명을 에스에이치텍에서 베리앤모어로 변경했다. 이후 유아교육업체, 입시학원 등을 잇따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주가는 상호 변경전 대비 10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두번이나 사명을 바꾼 헤쎄나는 보유 부동산이 경매에 들어가면서 주가가 출렁거렸다. 지난 9일 나노미인에서 헤쎄나로 상호를 변경한 후 신임 경영진과 신규 사업 기대감에 6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지난 17일 부채상환을 위해 부동산이 경매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진 후 상한가 행진을 마감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름을 바꾸거나 새로운 사업을 모색한다 하더라도 기업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만큼 투자자들은 변경 상장에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오히려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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