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5일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과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금리와 주택 가격 및 실물경기는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주택 가격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와 주택 가격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주택 가격은 평균 2.8%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주택 가격 하락은 곧바로 소비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점. 실제로 주택 가격이 1% 떨어지면 전체 소비는 0.03% 줄었다. 결과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시장과 소비를 순차적으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지난 2011년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389조원에 달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1.5%에 달한다. 평균 가계자산(2억9,700만원)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74%로 집값이 조금만 떨어져도 가계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집값을 밀어올릴 필요는 없지만 급격한 가격 하락에는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며 "집값 급락을 막아야 소비심리 위축을 방지하고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하다면 금리를 내려서라도 집값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157건에 그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고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1조3,000억원이나 줄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KDI는 이와 함께 한은이 직접 나서 집값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집값 통계는 민간은행인 국민은행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등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어 집값과 담보대출 및 경기흐름에 대해 공신력 있는 통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의 경우 연방은행이 주택 가격과 금융시장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영국 중앙은행은 분기별로 주택시장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