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도승의 사계통해 존재 의미 조명

최근 유럽 굴지의 제작사 및 배급사들과 사전에 기획-제작-배급에 관한 협력관계를 맺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기덕감독의 신작`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제작 엘제이 필름ㆍ판도라 필름, 제공 코리아 픽처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해안선`촬영전인 지난해 5월부터 봄 촬영을 시작으로 8월에 여름, 11월에 가을 촬영을 마친 상태다. 현재 70%촬영을 마친 `봄 여름…`은 3월 촬영을 마치고 독일 함부르크 영상위원회에서 후반작업을 거쳐 가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합작발표와 함께 공동제작 및 투자를 맡은 독일의 판도라 필름이 대표 칼 바움가르트너시와 해외 제작 프로듀서인 레이몬드 괴벨, 유럽 지역의 해외 배급을 맡은 바바리아 필름 인터내셔널의 대표 미하일 베버씨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작품은 소재와 주제 면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세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판도라 필름의 칼 바움가르트너대표는 “김감독의 `섬`과 `나쁜남자`를 보고 그의 영화에 매료되었다”면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보고 그의 개성을 지닌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후반작업을 하게된 동기에 대해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제작에 참여하고 싶었고, 방법은 후반작업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나쁜남자` `해안선`등을 통해 줄곧 인간과 사회의 숨겨진 잔인성을 투박한 호흡으로 파헤쳐 온 김기덕 감독은 이번엔 한 수도승의 일생을 담아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계절에 비유한 인간의 일생과 이를 통한 깨달음의 과정이 수묵화처럼 담담하게 그려진다. 이번에도 찍는 속도야 빠르겠지만 전체 촬영 기간은 김기덕 영화 가운데 가장 길다. 경상북도 청송군의 주산지(조선시대 농업용수를 위해 조성한 인공 연못)위에 지은 암자가 배경이다. 영화제목처럼 사계절의 풍광을 다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계절별로 나눠찍고 있기때문이다. 이미 수도승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 장년기를 보여줄 봄 여름 가을 편의 촬영이 끝났다. 지금 찍고 있는 겨울편과 `그리고 봄`에 해당하는 또 한번의 봄 촬영이 남았다. 수도승은 각 연령대에 따라 아역배우 김종호, 서재경, 김영민등이 차례로 연기한다. 김영민은 `수취인불명`에 나온 배우지만 나머지는 모두 신인급 배우들이다. “조금은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으로 찍고 싶은 생각에 비교적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기용했다”는게 김감독의 설명. 영화의 배경이 되는 주산지 위의 연못은 `섬`에 나오는 물위에 떠 있는 낚시터를 연상케한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은 “물위의 암자는 자고 일어나면 동서남북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부유하는 우리의 삶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청송 주산지는 사실 `섬`촬영을 위해 미리 봐뒀던 곳이긴 하지만 이번 영화 속에 나오는 물위의 암자는 `섬`의 배경설정과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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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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