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최경환호 멀어진 '분기 1% 성장의 꿈'

주택시장 꺾이고… 고용 제자리… 물가는 뚝뚝


지난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후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10월에 반짝 늘었던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17% 가까이 급감했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지수는 2008년 3월 이후 6년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성장이 받쳐주지 않으니 고용상황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취업자 수는 3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숨은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 실업률은 10%를 웃도는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분기마다 1% 이상 성장(연간 4%)하겠다던 새 경제팀의 정책목표는 당장 첫 분기인 4·4분기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한 방송사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경제회복세가 미약하고 대외여건을 볼 때 내년 경제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2·4분기 세월호 사고 이후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회복 모멘텀은 미약하고 대내외 여건도 좋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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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장 정부가 이달 하순에 발표할 예정인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새 경제팀은 7월 '41조원 +α'의 확대재정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이 대책을 통해 올해 성장률은 0.1~0.2%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0.3%포인트 내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3·4분기에 전 분기 대비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 4·4분기 역시 채 1%가 안 되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와 투자 등이 살아나지 못해 내수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며 수출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4·4분기 경제성적표도 전 분기의 0.9%에서 0.8%로 되레 후퇴할 것이라고 KDI는 분석했다.

KDI는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4%와 3.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5월 전망에서 무려 0.3%포인트씩 내린 수치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전망치 3.7%와 내년 전망치 4.0%와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 KDI 관계자는 "지난해에 올해를 전망했을 때보다 현 시점에서 내년을 전망했을 때의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고 밝혔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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