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지역은 우변이다. 우변은 일찌감치 빵때림을 통하여 흑이 주도권을 확보해둔 지역이다. 최철한은 우변의 흑세를 지우기 위해 백66으로 두었다. 흑67에서 74까지는 이런 정도. 여기서 장쉬는 갈등에 빠졌다. 제일감은 참고도1의 흑1로 쳐들어가는 길이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4로 둘 것이 뻔하며 사실은 이것으로 흑이 계속 우위를 구가할 수 있다. 그러나 백4로 막으면 우변에 백도 상당한 집을 기약할 수 있게 된다. 이 코스는 기껏 빵때림한 흑의 세력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장쉬는 그냥 75로 미는 수를 선택했다. 실속을 서둘러 챙기는 것보다 힘을 비축하는 작전으로 나가기로 한 것이었다. 백76은 최철한의 승부수. 우변의 백이 허약한 처지에 이렇게 실리를 탐하는 것은 이론상 무리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최철한이 이렇게 뛰어든 것은 형세가 불리하다고 여기고 있는 증거일 것이다. “막상 과감하게 쳐들어오니 흑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심으로는 백이 못 쳐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장쉬) 장쉬는 최철한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5로 둘 것을 생각했다. 복기때 그 얘기를 했더니 최철한은 웃으며 말했다. “나더러 그냥 앉아서 지란 말인가요?”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