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식브랜드 "토종의 힘!"

크라제버거·BBQ·빕스등 국내업체 승승장구<br>철저한 제품 차별화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서울 강남 도산공원 인근의 햄버거 레스토랑 ‘크라제버거’ 매장. 저녁 식사를 하기엔 다소 이른 오후 시간대인데도 20평 남짓한 매장엔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간단히 저녁을 먹으러 왔다는 임모(27)씨가 남자친구와 함께 주문한 메뉴는 ‘마티스 버거’와 ‘더 클럽 샌드위치’. 놀랍게도 가격은 각각 7,500원과 8,500원. 음료수 가격까지 합하면 2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좀 비싸지만 맛이 좋잖아요” 임씨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듯한 표정이다. 고급 재료를 쓰니까 건강에 좋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다국적 외식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인 국내 외식시장에서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있는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 토종 브랜드는 국내 시장의 성과를 발판으로 속속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로열티 수입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98년 11월 1호점을 낸 크라제버거는 직영점만 운영중이어서 점포수는 아직 10개에 그치지만 점당 매출은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5~6월 명동과 이태원에 점포를 새로 낸다. 크라제버거 민병식 사장은 “비만 등 패스트푸드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햄버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웰빙 트렌드에 맞는 고급 제품을 내놓는다면 수요는 있기 마련”이라면서 “조만간 일본과 중국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등 외국계 업체가 주도하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빠르게 점포가 늘고 있는 CJ푸드빌의 ‘빕스’도 눈에 띄는 토종 브랜드다. 빕스는 2004년 71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300억원으로 83%나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2,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장수도 지난해 41개에서 올해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1위인 아웃백에 점포수로는 뒤지지만 매출은 턱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BBQ는 지난 2003년과 2005년 중국과 스페인에 진출했다. 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이며 상반기내에 본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계약 체결시 1,000만달러를 일시불로 받고 매장이 하나씩 늘때마다 5,000달러를 추가로 받으며 매출의 3.5%가 로열티라는 조건이다. ‘레드망고’도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 등이 버티고 있는 아이스크림전문점 시장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돌풍을 일으킨 사례. 3년만에 매장수가 170여개로 늘었고 매월 4~5개의 새 매장을 열고 있다. 주로니 릴레이인터내셔널 대표는 “후발주자가 많아졌지만 애초부터 국내보다는 해외 진출에 무게를 뒀다”면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지에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종 브랜드의 성공은 철저한 제품 차별화와 웰빙 등 소비 트렌드에 부응한 마케팅이 소비자들에 어필했기 때문이다. 빕스는 샐러드바를 주력 무기로 내세우고 있고 BBQ는 올리브유를 튀김 기름으로 사용하는 한편 콜라 대신 보리음료를 채택하는 등 차별화했다. 레드망고도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전면에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가 짧아 제품 다양성이나 마케팅 능력,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외국 브랜드에 비해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철저한 제품 차별화와 매장 및 브랜드 관리가 뒤따라야만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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