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빅3 퇴진 과도 경영체제 세대교체' 3단계 해법 급부상

[신한 사태 향방은] 지배체제 어떻게<br>"G20 코앞인데…" 靑도 격앙<br>원로인사에 일시경영 맡긴뒤 젊은 리더로 바통터치 가능성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신한금융 사태와 관련,“ 관계자들은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의 동반퇴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의 퇴진 후 젊은 세대 중심으로 경영층이 재구성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호재기자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직무 정지에 이어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15일 "관계자는 다 책임져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신한지주의 지배 체제 변화 구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KB지주 사태 당시 강하게 일었던 관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개입은 피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빅3(라응찬 회장,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동반 퇴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당국과 금융가에서는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 사외 이사가 중심이 된 이사회가 전면에 나서서 ①3인이 동반 퇴진하도록 한 뒤 ②사외이사 중 금융계 출신 원로나 전직 최고경영자(CEO)급이 과도기 경영을 맡은 뒤 ③젊은 층을 끌어올려 세대 교체를 하도록 하는 3단계 해법이 급부상하고 있다. ◇G20 앞두고… 청와대도 격앙=진 위원장은 이날 신한은행의 성장 과정을 거론했다. 그는 "신한은행은 특정 주주나 경영인의 것만은 아니다"라며 "오늘날 신한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공공의 도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신한의 성장에 모태가 된 조흥은행ㆍLG카드 등에는 직간접적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결국 지금의 신한에는 사실상 국민의 지분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대리인'인 라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눈앞의 이익에 사로 잡혀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고 이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논리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특히 진 장관이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언급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극복과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이 주요 의제 중 하나인 G20 회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국내 주요은행의 지배구조 문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점은 대외적인 망신이라는 얘기다.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청와대도 격앙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빅3' 동시 퇴진 불가피=비판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검찰 수사와 관계 없이 빅3 경영진의 동반 퇴진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 당국과 금융가에서는 라 회장이 연임을 하기 전에 경영진과의 협의를 통해 후계 구도 문제를 매듭지었어야 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검찰 고발 등의 상황을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모범적인 후계 구도를 정립할 수 있었고 이는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역할(롤)모델'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자문료 문제까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경영진의 신뢰는 물론 리더십 복원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결국 이번 사태를 최대한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빅3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고 이른 시일 내 후계 구도 문제 쪽으로 논의의 틀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 사태를 보는 당국과 금융가의 판단이다. ◇이사회 중심 정리… 과도기 거쳐 세대 교체 3단계 해법 부상=문제는 빅3 퇴진 이후의 경영(지배 구조)을 누가 어떤 식으로 담당하느냐로 모아진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관선 이사 등을 내세우는 방안을 거론하지만 당국은 이는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KB지주 사태에서 보았듯이 자칫 관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관선 이사 등의 문제는 최악의 상황에서나 꺼낼 수 있는 카드라고 밝혔다. 당국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이른 시일 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주도를 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아닌 이사회가 방향을 잡아야 하며 빅3 동반 퇴진 등의 문제도 이사회가 이른 시일 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후계 구도 역시 같은 줄기에서 해법을 모색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즉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젊은 층을 끌어올려 세대 교체를 하되 단시일 내 젊은 층을 발굴하기가 힘들다면 과도 체제로 제일은행장 출신인 류시열 비상근 이사 등 금융계에 경험이 많은 원로이사나 이인호 전 신한지주 사장 등 전직 최고경영자(CEO) 등이 일시적으로 경영을 맡은 뒤 젊은 리더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이른바 '3단계 방안'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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