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준규 고문 “DJ 지지” 발언 파장/「단일화」 새 변수

◎“협상 가속” 기대 불구/「보수대연합」 선회 등/JP 행보 여운남아자민련 대구·경북(TK)지역 일부 의원들의 「DJ지지」발언으로 정치권이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발언은 현재 추진중인 DJP후보단일화 협상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자민련 박준규 최고고문은 지난 10일 『이달 말까지 DJP후보단일화가 안되면 당을 떠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돕겠다』는 입장을 밝혀 당내외에 파문이 일고 있다. 박고문은 이에 앞서 지난 2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회동한데 이어 8일에는 무소속 박태준 의원과도 만나 상당한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민련 박철언 부총재도 『DJP 후보단일화를 위해 9월말까지 지켜본 뒤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TK출신 원내외 위원장들과 지역여론을 고려해 10월 초순께 모종의 결단을 내릴 생각』이라고 동조의사를 표명했다. 자민련 한 의원은 또 『지역감정을 해소하면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영·호남 연합전선에 의한 정치적 구심체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필요에 의해 자민련 TK집단과 이곳 구 여권인사들이 DJ와의 연대를 적극 모색중』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자민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김용환 부총재와 강창희 사무총장이 여러차례 박고문을 찾아가 당에 합류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해왔다』며 『박고문이 공개적으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한데서 나온 지나친 욕심』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대외적으로 DJ를 지지한 것은 놀랄만한 일이지만 협상압박을 위한 개인적 결론』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이같은 DJ지지 발언은 지난 8, 9일 열린 자민련 의원세미나에서 「JP를 중심으로 결속하자」는 결론을 내린 직후 터져나와 그동안 자민련의 복잡한 내부구조와 갈등요소가 수면위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자민련의 금기사항인 「DJ로의 후보단일화」를 공론화시켜 현재 진행중인 DJP후보단일화 협상은 물론 자민련 진로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 지도부는 11일 박고문의 발언에 대해 『김종필 총재에게 조속한 타결을 재촉하는 압박용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더구나 『이를 계기로 두 김총재 가운데 국민적 지지도 높고 당선 가능성이 큰 사람으로 단일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그러나 『JP진영이 이에 반발, 야권공조를 깨고 내각제를 무기로 신한국당을 포함한 반DJ세력과의 「보수대연합」을 위한 물밑접촉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끝까지 JP를 비롯한 자민련 끌어안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련 주류측은 내각제 실시가 지상목표이며 DJP 후보단일화는 차선책이기 때문에 내각제를 위해서는 어떤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 입장이다. 최근 DJ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선막판에 신한국당 이회창후보와 민주당 조순후보 등이 각각 단독 집권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서로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J가 이런 상황에서 JP와 결별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자민련 지도부는 TK지역 일부의원들의 DJ지지 발언과 관련, 『당에 등돌린 사람을 구태여 잡지 않겠다』며 냉정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TK지역의 경우 반DJ 정서가 매우 강해 박고문의 발언 여파가 그다지 크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민련 지도부는 그러나 JP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낮아 단독집권이 어려울 뿐아니라 이미 국민회의측과 두 김총재 가운데 한 사람으로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합의한 이상 DJP 후보단일화 문제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번 박고문의 DJ지지 발언을 계기로 DJP후보단일화 협상이 가속될 전망이 우세하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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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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