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추적, IT이슈] 와이브로 '이통시장 핵' 으로 부상

兆단위 투자 부담·통화 품질등 '산넘어 산'<br>KT, SKT와 맞대결 가시화… KTF와 합병땐 무한경쟁예고<br>방통위 내부 "음성서비스 허용 전제 아니면 검토 이유 없다"<br>출연금 문제 조율 시급하고 KTF 3G서비스와 충돌 우려도


와이브로가 통신시장 재편의 핵으로 떠올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 검토 공식화로 KT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SK텔레콤-KT맞대결 구도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통위가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 확대, 투자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와이브로에 대한 음성서비스 허용쪽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그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망 구축에 따른 투자부담, 출연금, 통화 품질 문제 등 와이브로의 이동통신화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방통위 ‘허용 전제 아니면 검토할 이유 없어’= 와이브로를 통해 음성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곧 데이터통신에서 완전한 이동통신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KT가 제4의 이동통신사업자가 된다는 것을 뜻하며, 이로 인해 이동통신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라는 통신 거인들의 직접 대결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와이브로 음성 탑재가 이동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KT-KTF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통신시장은 사업자간 경쟁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완전경쟁’의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와이브로 음성서비스에 대한 방통위의 공식 입장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 다 보면 ‘음성서비스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기류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와이브로를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 KT에 ‘당근’을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방통위의 입장이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1일 최시중 위원장과 통신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앞두고 와이브로에 대한 항목을 넣을 지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면서 “무엇보다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당근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과 관련 “이번에 내놓은 방안들은 이미 상임위원들에게 보고를 마친 사항”이라며 “허용을 전제로 하지 않은 검토는 의미 없는 것 아니냐”며 방통위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투자 부담ㆍ통화 품질 등 걸림돌은 여전= 하지만 와이브로에 음성서비스를 부여하는 문제가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우선 주파수 할당에 대한 이용대가(출연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SK텔레콤과 KTF는 3세대(3G)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서 각각 1조3,000억원의 이용대가를 지불한 바 있다. 반면 와이브로에 필요한 주파수를 할당받을 때 지불했던 출연금은 3G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1,258억원(KT의 경우)이다. 3G의 기준에 따른다면 KT가 1조2,000억원 가량을 더 내놓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은 또 있다. KT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만 와이브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도 지난해말까지 6,7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앞으로 전국망을 깔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KTF와의 통합비용으로 최소 1조~2조원을 예상하고 있는 KT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와이브로는 음성보다는 데이터통신쪽에 최적화된 시스템이고 3G의 경우 음성에 우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똑 같은 조건이라면 와이브로 사업자가 기존 이통사의 통화 품질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KTF 3G 서비스와의 충돌도 간과하기 힘든 문제다. 이통사의 한 관게자는 “와이브로에 음성을 부여하는 것과 실제로 KT의 실현 가능성은 다른 문제”라며 “자칫하면 KT가 자기 발등을 찍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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