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기침체 조기 종료 기대에 '찬물'

美 6월 실업률 26년만에 최악·일자리도 대폭 줄어<br>오바마 "정신 번쩍든다" …2차 부양책 시사<br>유럽 5월 고용지표도 암울, ECB 금리 동결<br>"낙관론 성급… 출구전략 논의 쑥 들어갈 것"


'쇼크' 수준의 미국의 고용지표가 올 여름쯤 경기침체가 조기에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고용지표 악화 소식을 접한 후 "정신이 번쩍 든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고용상황은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출발점. 고용이 깊은 침체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해 조만간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감을 던졌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린슈트(Green Shootsㆍ새싹)'는 '옐로 위드(Yellow Weedsㆍ시든 잡초)'가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미국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6월 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사라진 일자리는 예상치 36만개보다 10만개나 많은 46만7,000개에 달해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미국의 월간 일자리 감소 규모는 올 1월 최고치를 기록한 후 5월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6월에 다시 반등했다. 실업률 역시 9.5%를 기록해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면서 1983년 8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의 질도 좋지 않다.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33시간으로 196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고용 쇼크에 뉴욕증시는 3%가량 급락했고 국제유가 역시 4%에 육박하는 폭락세를 보였다. 실업률과 일자리 감소 규모의 반등은 그동안의 기대와 달리 경기회복이 상당히 더딘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경제사이클을 판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멤버인 제프리 플랭켈 하버드대 교수는 "자유낙하의 시기가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고용지표는 경기가 몇 개월 내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판단이 얼마나 성급했는지를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도 "고용시장은 경기회복의 아킬레스건"이라며 "출구전략 논의는 쑥 기어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조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수위를 낮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6월 고용지표에 대해 "정신을 바짝 들게 하는 뉴스"라며 "턴어라운드는 몇 개월 더 걸릴 것"이라며 최근 보였던 경기 낙관론에서 한발 물러섰다. 크리스티나 로머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실업률은 경기 후행 지표이므로 앞으로 일자리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혀 2차 부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나온 유럽의 고용지표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5월 실업률이 9.5%를 기록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경기회복을 위해 1%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유로 경제의 안정화 및 회복 시기는 오는 2010년 중반 무렵은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보고서를 인용, 미 주택 압류사태가 내년 하반기에 절정에 이르고 주택가격 하락세는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셸 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가격은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선 후에도 완만한 속도로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며 "주택가격 지표인 케이스-실러 지수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집값은 향후 7%까지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로 현재 미국 집값은 정점에 이르렀던 2006월 7월 대비 33%가량 하락한 상태다. 특히 현재 미국 전역의 압류주택은 총 380만채로 시장에서 이 물량이 소진되기까지 근 1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메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