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나銀 서민예금 이름값 못하네

'소액예금에 고금리' 상품 연 최고 4.7% 실상과 달라, 추가금리 조건도 까다로워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300만원가량을 정기예금에 가입하기위해 가까운 하나은행에 들렀다. 창구 직원은 소액에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이 있다며 '리틀빅 정기예금'을 소개했다. 직원의 설명을 듣던 김씨는 이내 마음이 씁쓸해졌다. 체크카드를 새로 만들면 0.5%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준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100만원까지만 0.5%포인트를 주는 것이었다. 서민 사랑에 남다른 행보를 보여온 하나은행이 이번에 내놓은 서민예금만큼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금리 구조가 고객에게 불리한데다 가입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소액예금에 고금리를 제공하는 '리틀빅 정기예금'을 팔고 있다. 하나 측은 "서민을 위해 소액일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며 "1년 만기 기준으로 최고 연 4.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리틀빅 정기예금'의 1년제 기본금리는 연 3.7%로 하나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인 '하나 MMDA형 정기예금(연 4.01%)'이나 '하나 369 정기예금(연 4.0%)'보다 낮다. 추가금리 항목이 없으면 오히려 불리한 셈이다. 추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롭다. 서민예금인데도 최저 가입제한 조건이 100만원이나 된다. 또 500만원까지만 들 수 있다. 하나SK체크카드를 새로 만들면 0.5%포인트를 얹어주는데 1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200만원을 가입했다면 100만원 부분만 가산 금리를 주고 나머지는 혜택이 없는 셈이다. 500만원 가입시에는 실제 우대폭은 0.1%포인트로 떨어진다. 오는 11월 말까지는 0.2%포인트를 추가로 주기 때문에 12월부터는 금리우대폭은 더 떨어진다. 이 같은 상품형태는 기업은행의 서민예금 상품인 '서민섬김통장'과 비교하면 문제점이 드러난다. '서민섬김통장'은 1년제 기본금리가 연 4.0%인데 최초 거래고객에게 0.3%포인트, 급여이체나 체크카드를 만들면 추가로 0.3%포인트를 얹어준다. 서민예금 상품답게 최저 가입한도는 없고 최고 3,000만원까지 들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무늬만 서민 상품이기보다는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예금상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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