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제대로 뒷바라지도 못해줬는데 아이들 잘 자라줘 고맙기만 해요"

병든 아내 돌보며 자녀 운동선수로 키운 김윤구씨 '장한 어버이상'


성하지 않은 몸으로 병든 아내와 노모를 돌보며 슬하의 남매를 운동선수로 키워낸 가장이 장한 어버이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받는다. 충북 옥천군 내 가장 오지마을인 안내면 답양리에서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생활하는 김윤구(55)씨는 만성 신부전증을 앓는 부인(50)과 노모(75)를 돌보면서도 딸 영지(21ㆍ우송대 체육학과)양과 아들 홍민(19ㆍ주성대 스포츠레저학과)군을 농구선수와 육상선수로 키워냈다.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진 후로는 틈틈이 나가던 돌공장에도 나가지 못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금에 의존해 근근이 생계를 꾸리고 있는 김씨는 어려운 형편에도 운동에 재능이 있는 자녀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농구와 달리기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을 일찌감치 옥천읍 내 중학교에 진학시키고 20㎞가 넘는 길을 오가며 뒷바라지했다. 그의 정성에 보답하듯 자녀들도 해당 종목서 두각을 나타내 중ㆍ고교 내내 학교 대표선수로 활약,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김씨는 "형편이 어려워 변변한 뒷바라지를 못했는데 딸과 아들이 잘 자라줘 고맙다"며 "16년째 투병하는 아내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나이 많은 어머니에게 못다한 효도를 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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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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