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상파 방송 3사인터넷 자회사들 통신영역 진출 '첨병'

KBSi·iMBC 등 VOD 다시보기 서비스 탈피<br>모바일 포털서비스·인터넷 전화등 사업 다각화<br>"방통융합시대 생존위해 노하우 쌓기용" 분석


KBSiㆍiMBCㆍSBSi 등 지상파 방송 인터넷 자회사들이 기존의 주문형 비디오(VOD) ‘다시보기’ 서비스 제공 위주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방송사의 인터넷 자회사들은 최근 모바일 포털 서비스, 인터넷 전화 사업 진출 등으로 통신 영역에 서서히 발을 담그고 있다. KT와 SKT 등 통신사업자들이 방송 영역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는 것에 비해 방송사업자들은 이렇다 할 사업 영역 확대책을 찾지 못했던 게 사실. 방송사들은 인터넷 자회사를 활용해 방송ㆍ통신 융합시대를 대비해 ‘살 길’을 찾으며 통신영역 진출의 첨병에 서고 있다. ◇방ㆍ통융합 시대에 대비=iMBC는 최근 별정 통신 서비스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iMBC 측은 LG데이콤과 손을 잡고 인터넷전화(VOiP)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업 모델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 네이트 등이 운영하고 있는 이른바 ‘소프트 인터넷 폰’이다. KT 등 시내전화 사업자와 경쟁은 불가능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나름의 ‘통신 영역’에 진출한다는 상징적 신호탄으로 방송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BSi는 국내 방송사 최초로 모바일 포털 서비스인 ‘SBSⓜ’을 선보였다. SBS 프로그램의 편성 정보와 드라마 등 각종 자료 사진이 제공되는 서비스로, SK텔레콤의 네이트, KTF의 매직 엔, LG텔레콤의 이지 아이 등 휴대폰 무선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다. SBSi는 올해 안으로는 모바일 시청 형태에 맞는 5~10분 정도 분량의 프로그램 관련 VOD도 제공할 예정이다. KBSi 역시 iMBC와 SBSi의 움직임에 발을 맞춘다는 생각이다. 김철수 KBSi 사장은 “우리도 현재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세부 사항은 밝히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각사마다 손익계산은 달라=현재 사업 다각화에 가장 활발하게 나서는 곳은 SBSi. SBS 측은 SBSi를 중심으로 뉴미디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BSi는 윤세영 SBS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씨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향후 뉴미디어의 시장이 커질 전망이고 회사 후계 구도 설정에 있어서도 SBSi에 힘을 싣는 게 낫다는 복안이다. iMBC는 다소 어정쩡한 상황. 후계 구도가 걸려있는 SBSi와 달리 iMBC는 IPTV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경우 모회사와 사업 영역이 충돌할 여지가 충분하다. MBC는 IPTV 서비스에서 본사가 콘텐츠 제공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기존 iMBC의 VOD 사업과의 충돌을 피하기 힘들다. MBC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본사와 인터넷 자회사간의 윈-윈 모델은 찾기 힘들 것”이라며 “어느 한 쪽으로의 사업 정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iMBC가 최근 VoIP 등 신규 통신 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KBSi의 경우, KBS 특성상 본사 종속성이 워낙 강해 본사 결정에 전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 방ㆍ통 융합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모회사의 결정에 따라 언제라도 상황이 뒤바뀔 수 있는 형편이다. ◇“통신 분야 노하우 축적 포석”=전문가들은 지상파 인터넷 자회사들의 통신 영역 진출이 통신사들와의 본격 경쟁보단 통신 영역의 노하우 쌓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지상파를 이용하는 이들의 특성상 가입자를 갖고 유료 시장에서 움직이는 통신 영역의 노하우 없이는 향후 방ㆍ통 융합의 대세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통신 영역으로서는 방송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칠 영향력이 당장은 미미하겠지만 막강한 콘텐츠 영향력을 갖춘 지상파의 향후 행보를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망 중립성 논란과 함께 방송도 통신의 역할을 갈음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통신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지금으로선 통신사들이 쌓은 방송의 노하우 만큼 방송사가 통신 노하우를 축적하는 게 향후 방ㆍ통 융합 시대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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