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상생활속 사례로 회계 설명

■ 동네 철물점은 왜 망하지 않을까?<br>야마다 신야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한적한 주택가에 들어 서 있는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 도대체 어떤 손님들이 이곳을 찾을까. 과연 이익은 남기고 있는 것일까. 가게 전체가 재고로 꽉꽉 들어차 있는 유기농 식품 가게. 찾는 손님도 별로 없는데 몇 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슨 영문일까. “빨래 건조대 사려~.” 주택가에 난데 없이 울려 퍼지는 함성소리. 도대체 길거리 판매상에게서 누가 빨래 건조대를 산단 말인가. 2%를 할인해 주는 상점과 50명중 한명을 전액 무료로 주는 상점.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지 설명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오사카 대학 95학번의 신세대 공인회계사 야마다 신야는 일본에서 꽤나 잘 팔리는 작가다. 그가 내 놓은 ‘회계무작정 따라하기’와 ‘여회계사 사건수첩’은 잇달아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올해 발표된 이 책도 단번에 100만부가 팔려 나갔다. 이 책들은 한번 잡으면 끝장을 보아야 하는 엄청난 흡입력을 지녔다. 어렵게 여기던 회계를 일상 생활 속 사례를 통해 아주 쉽게 설명해 놓은 덕택이다. 서두에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답은 물론 책 속에 다 나와 있다.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의 주수익원은 동네 아줌마를 대상으로 하는 요리강좌였다. 늘 재고가 꽉 차 있던 유기농 식품 가게. 알고 보니 판매점은 자재 창고 노릇만 했을 뿐이었고 판매는 주로 인터넷에서 이뤄졌다. 그럼. 빨래 건조대 판매원의 정체는? 이 친구는 동네 철물점 주인이다. 빨래 건조대 판매는 그저 이동 중에 하는 부업일 뿐이었다. 저자는 회계의 기본 골격인 매상과 비용의 관계를 빨래 건조대 장사를 통해 생생하게 설명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2% 할인 상점과 50명중 한명이 무료인 상점은 사실 회계적 관점에서 보면 같은 얘기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50명중 한명이 무료인 집은 엄청난 유혹 대상이다. 그러니 이 집에 고객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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