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펀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하는 우체국이 펀드 판매 시장에 활력소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은 CJ투자증권과 수익증권 계좌 개설 대행에 합의하고 조만간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에 따라 우체국은 자체 영업점 고객 가운데 펀드 가입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에게 CJ투자증권의 펀드 계좌를 개설해주고 예수금을 수령하는 업무를 대행한다.
그러나 우체국은 펀드 판매 권유를 할 수는 없으며, 상담 및 권유 업무는 전적으로 CJ투자증권이 담당한다.
이번 업무 제휴가 성사된 것은 고객들의 고수익상품 수요를 총족시키려는 우체국과, 펀드 판매망 확충을 희망하는 CJ증권의 필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체국의 영업점 수가 2천800여개로 국내 최대여서 펀드 관련 영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경우 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펀드 판매사인 국민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할 경우 예상되는 지점 수는 1천400개 수준으로 우체국의 절반 수준이다.
CJ증권 관계자는 "영업점 조직 규모가 국내 최대인 만큼 적잖이 기대를 걸고 있다"며 "적립식펀드 위주의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예금 중심의 금융서비스에 치중해온 우체국 직원과 고객들에게 펀드가 다소 낯선 상품인 만큼 당장에 큰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CJ증권은 올 연말까지 우체국을 통한 펀드 판매 목표치를 계좌 수 2만개, 수탁고 1천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우체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영업점을 거느린 조직으로 펀드 판매조직으로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이어 "다만 우체국에게 허용된 업무가 계좌 개설로 한정돼 있고, 업무만을 대행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또 "현재 우체국의 업무가 계좌개설에 한정돼 있지만 향후 판매 권유가 허용될 경우 '불완전 판매'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하게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