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택담보대출 시장 '혼선'

콜금리 인상발표 거의 동시에 수신금리 0.1~0.3%P 올려<br>1년 정기예금 4.6%까지 올라 대출금리는 추후 결정할듯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시중은행이 금리인상을 거론했고 콜금리 인상 발표와 거의 동시에 여수신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콜금리 인상에 관해 한은과 사전 교감을 가졌거나 그 가능성을 예상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오전8시에 열린 우리은행 월례조회에서 황영기 행장은 “3ㆍ30 부동산대책에도 불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망국병인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곧 이어 우리은행은 콜금리 인상이 발표되기 전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은행들은 한은의 콜금리 인상 발표와 거의 동시에 0.1~0.3%포인트의 수신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수신금리를 올린 것은 지나친 대출 경쟁으로 수신액이 모자라는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이번 수신금리 인상에서 보여주듯 ‘수신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금리 변동요인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임영학 우리은행 개인마케팅팀 부부장은 “최근 시장금리와 콜금리 상승을 반영해 수신금리를 올렸다”면서 “향후 시장금리 동향에 따라 추가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본격적으로 탈 경우에는 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노상욱 국민은행 수신기획팀장도 “시장금리에 변동이 생기거나 변동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생기면 언제든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일제히 0.1~0.2%포인트 올려 오는 12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우리은행보다 높은 0.1~0.3%포인트의 수신금리 인상 방침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0.15%포인트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인상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수신금리 조정으로 우리은행의 6개월짜리 일반정기예금 금리는 현행 연 4.20%에서 4.30%로, 1년짜리는 연 4.50%에서 4.60%로 각각 0.1%포인트 올랐다. 또 개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는 현행 연 3.50%에서 3.70%로, 기업 MMDA 금리도 3.40%에서 3.60%로 0.20%포인트씩 인상됐다. 국민은행의 적립식 예금 금리는 계약기간별로 연 0.1~0.3%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주택청약부금은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0.3%포인트 인상됐다. 이날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금리인상은 각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90% 이상이 CD 연동 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대출금리 상승 여부는 콜금리 인상 이후 실세금리 동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인상과 관련,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나 외부로부터 대출 과당경쟁에 따른 경고를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다만 대출 과당경쟁에 대한 시중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달에는 본점과 지점간의 대출금리 네고(협상) 제도를 폐지해 사실상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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