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초 대학을 졸업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김모(28)씨는 실업자 신세 6개월후 집에서 가까운 고용지원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전기공학 전공을 살려 전자ㆍ전기업체에 취업이 가능한 지를 문의했지만 관련 업체들의 원하는 직원 많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눈높이를 낮춘 채 지원센터를 계속 방문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백수신세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노동부 고용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린 구직자가 지난해 160여만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구직자 3명 중 2명은 20, 30대여서 청년층의 구직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지원센터에서 처리한 구직자는 총 160만7,454명으로 전년(137만7,236명)에 비해 16.7% 증가했다. 이는 고용지원센터가 설립된 지난 98년이후 최고치이다. 하지만 센터를 통해 기업들이 찾는 직원(구인)수는 구직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76만9,796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일자리 경쟁률을 나타내는 구인배율(구인인원을 구직자수로 나눈 비율)이 0.48로 전년의 0.51에 비해 나빠졌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구인과 구직자간 기대수준에 여전히 차이가 나고 있어 구직자가 취업에 성공하는 경우는 4명 가운데 1명 수준(24.8%)"이라고 말했다. 구직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60만2,419명으로 가장 많고, 30대도 42만9,037명에 달해 20, 30대가 전체의 64.1%를 차지했다. 20대의 경우 전년보다 3만7,380명(6.6%)이 증가했고 30대는 6만5,284명(17.9%)나 늘었다. 다른 연령대도 구직자가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68만6,846명으로 42.7%인 68만6,000여명으로 집계됐고 대졸이상은 65만6,000여명으로 40.8%를 차지, 고학력 실업난을 반영했다. 구직자들이 원하는 직종은 경영ㆍ금융 관련직이 31.0%로 최다였고 환경ㆍ인쇄ㆍ생산단순직, 경비 및 청소관련직의 순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