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알짜 벌크선마저 매각 추진

한진·현대상선 리스크 커져<br>불황 지속땐 영업손실 확대

해운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나란히 시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 벌크 전용선 부문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들 기업들의 향후 시황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근 3년간 이어진 해운 불황이 내년에도 계속된다면 이들 해운업체의 영업손실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LNG를 제외한 유조선, 곡물 철광석 등을 실어나르는 전용선 가운데 매각대상을 최종 정리 중이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 26일 총 벌크 전용선 부문을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발표하면 약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문제는 계속된 해운 불황으로 위기에 놓인 해운사들에게 그나마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던 벌크 전용선 부문이 매각되면 이들 해운사들의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한진해운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컨테이너선부문은 4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벌크선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흑자를 냈다.

관련기사



최근 벌크선 시황이 좋지 않아 전용선외에 벌크선 부문으로는 수익을 내기 불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한진해운 매출의 6.5%를 차지한 한진해운의 벌크 전용선 만이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해운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돈이 되는 벌크 전용선 부문부터 매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라는데 팔릴 부문은 돈 되는 벌크 전용선 부문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운업체들의 벌크 전용선 부문이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해운업체들의 시황리스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도 올해와 같은 불황이 계속된다면 실적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침체 상태에 놓인 해운 시황은 내년에도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다.

중국 상하이항운교역소가 내놓는 컨테이너선운임지수(CCFI)는 올해 내내 1000~1100선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왔다. 벌크선 시황 역시 지난 24일 기준 2,277 포인트로 근 3년간 최대치를 보이고 있지만, 4·4분기가 벌크선의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 초부터 하락이 전망된다.


양사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