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극복업소 탐방] 황금부동산

『할머니가 집을 소개한다니깐 처음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손님들이 있어요. 이럴때면 더욱 인정스럽고 깔끔하게 일을 처리해 감탄하게 만들어요』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강남 도곡아파트상가에서 황금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맹명호(73)할머니. 盟할머니는 3,000여가구가 사는 도곡아파트가 건립된 이듬해인 지난 78년부터 이 곳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해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도곡아파트 주변에는 20여개의 부동산중개사무실이 몰려있다. 황금부동산은이 가운데서 매매나 전 월세 등을 가장 많이 성사시키는 축에 속한다. 하루 평균 문의건수만 50여건에 달하며 매물이 없어 소화하지 못하는 거래도 많다. 젊은 사람들을 앞서가는 盟할머니의 비결은 인정을 바탕으로 한 중재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 집을 보러가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예순다섯 나이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계약 때 집주인이 직접 나오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꼭 위임장을 써서 다른 사람을 내보내도록 집주인에게 요구한다. 등기부등본도 계약 때와 잔금을 치를 때 꼭 두번씩 떼어 하자여부를 확인한다. 이같은 깔끔한 일처리 덕분으로 지난 20여년동안 단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가격이 서로 맞지않을 경우에는 특유의 인정스런 중재에 나선다. 盟할머니는 『이웃집 할머니같이 다정하게 집주인과 살사람에게 조금씩 양보하도록 하면 의외로 선선히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외동딸인 한정희(韓禎希 37)씨도 그녀의 영향을 받아 건국대 대학원 부동산학과를 졸업한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머니의 일을 돕고 있다. 盟할머니는 『지난해처럼 어려운 때도 있지만 잘 넘기면 올해같이 다시 살아는데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자주 주인이 바뀌어 안타깝다』며 『건강이 좋은한 사무실을 계속 운영하고 이후에는 딸에게 물려줄 계획』이라며 소박하게 웃는다. (02)3462_6630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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