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장인 1,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펀드에 투자하고 있고 이 중 90.9%가 최근 평가손실을 봤다고 답했다. 손실 난 직장인 중에서 89.8%는 환매보다는 장기적인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펀드는 장기 보유하기만 하면 손실이 회복되고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대부분 장기투자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는데 반해 위험관리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펀드 투자자가 알아야 할 위험관리방법을 짚어보자.
펀드 가입 전, 자신의 투자기간과 위험성향은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변동성이 큰 펀드에 1년 이내에 사용할 자금으로 투자하면 원금 손실이 났을 때 회복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펀드 투자는 목표수익률이 높은 만큼 적어도 3~5년 정도의 여유기간이 필요하며 각자 위험성향을 고려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장기투자, 분산투자는 펀드 위험관리에 기본 사항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만으로는 재무목표 달성은 용이하지 않다. 장기투자의 진정한 의미는 같은 펀드를 계속 보유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위험관리로 재무목표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잘 유지하는데 있다. 편입한 각각의 펀드는 시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므로 특정 펀드의 비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예컨대 지난해 초, 펀드 전체 비율 중 30%를 국내펀드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한창 주가가 올라 목표수익률을 상회해 펀드 비중이 커졌다면 일정부분 환매해서 CMA 등 안정자산에 옮겨야 한다. 이렇게 유동자금이 생기면 지금과 같은 주가 하락기에 펀드를 추가 매수해서 평균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위험관리가 항상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재조정 이후 비중을 줄인 펀드의 수익률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재조정 하는 이유는 목표 달성을 위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정액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매수시기를 분산할 수 있어 거치식으로 투자할 때 보다는 위험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펀드 평가금액이 하락하면 자동이체를 해지해서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기회를 놓치곤 한다. 적립식 효과는 주가 하락 후 V자로 반등할 때 극대화 된다는 점을 기억하고 약세장에서도 꾸준히 불입하자.
환매 전 펀드 평가손실은 실현된 손해가 아니다. 펀드 투자기간 동안에는 원칙에 입각한 적극적인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자금 사용시기 최소 6개월 전부터는 펀드 부분 환매로 이익을 확정해 목표자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