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빚 내 주식 샀는데 주가 연일 폭락 "개인 '깡통계좌' 급증 어쩌나"

신용잔액 '사상최고' 5兆 돌파속<br> 대금 못내 반대매매 크게 늘어<br>"당분간 상승 모멘텀도 없어" 한숨


정부의 천안함 담화 발표와 남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깡통계좌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입대금을 내지 못해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위탁매매 미수금에 따른 반대매매 규모는 171억원으로 지난해 7월15일(173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율도 7%로 지난해 7월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대매매란 증권사를 통해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산 이틀 뒤 결제하지 못했을 때 강제로 매도당하는 것으로 반대매매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들의 주식대금 상환 능력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미결재금액인 위탁매매 미수금 역시 275억원으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았고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인 신용잔액 역시 18일 5조원을 넘어선 후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잔액과 위탁매매 미수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담보로 많은 빚을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가 하락해 결국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빚을 갚기 위해 강제 매도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이 같은 주가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의 긴장 국면이 단시일 내에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증시 주도세력인 외국인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담보부족 계좌의 증가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최근의 매매패턴이 외국인이 던진 매물을 개인이 받는 양상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깡통'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7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며 이달 들어서만 5조9,000억원을 빼간 반면 개인은 4조원을 사들였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최근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당분간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을 잃었다는 점"이라며 "1700포인트선에서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담보부족 계좌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증권사에서 회사의 명성 때문에 담보부족 계좌 현황을 밝히기 꺼려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같이 지수가 아래쪽을 보고 있을 때에는 손해를 많이 봤어도 빚을 내 '물타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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