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2월 7일] 마침내 타결된 한미 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마침내 긴 여정을 마감하고 타결됐다. 한미 양 정부는 지난 5일 2007년 협정 원안을 개정한 추가협상안을 발표했다. 이번 한미 FTA협정은 미국 대통령이라면 필히 지녀야 할 '통상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2008년 대선에서 한미 FTA 반대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실 FTA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반대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당화해야 했기에 재협상 카드를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 추가협상에서 일부 분야는 2007년 원안보다 나아진 부분도 있지만 몇몇 부분은 더 불리해졌다. 협상이 지연되면서 미국 경제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고 국제 경제이슈에서 미국의 글로벌 신용도가 큰 타격을 입었다. 희소식은 2007년 합의가 대부분 존속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제조업ㆍ농업ㆍ서비스업 분야에서 상당 부문 빗장을 풀게 됐다. 자동차 분야도 원안보다 더 나아졌다. 미국산 차에 부과되던 8%의 관세가 발효 즉시 4%로 축소되며 5년 안에 전면 철폐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ㆍEU FTA 협정과 비교하면 좋은 평가만은 내릴 수 없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향후 몇 년간 제로 관세의 이익을 누릴 수 있었는데도 이를 놓치게 됐으며 유럽 자동차보다 비싸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업 부문도 원안보다 더 후퇴했다. 돼지고기 품목 관세 철폐 시기는 오는 2014년에서 2016년으로 2년 연장됐다. 미국 양돈업계는 2007년 합의가 더 나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7년 협정문을 끝까지 지켰으면 EU보다 2년 반이나 먼저 관세철폐 혜택을 입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점을 들어 여전히 훌륭한 협정에 대한 비준을 지연시켜서는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차기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존 베이너 의원에게 협정을 비준해줄 것을 요청했다. 베이너 의원도 아직 계류 중인 콜롬비아와 파나마 FTA건과 연계해 일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FTA에 대한 미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의 정치적 자산을 투입해야만 한다. 그가 2008년 한미 FTA를 지지하고 2009년 의회 비준을 압박했더라면 상황은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요구를 너무 들어준 나머지 다른 분야 협정을 방치했고 '통상 리더십'이 부족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한미 FTA가 미국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국 기업과 노동자의 이익에 공헌한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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