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미 FTA 1차 협상 첫날] 이모저모

"우리측 예리한 질문에 美 진땀"

“긴 과정의 첫걸음, 첫 협상 첫날만큼의 진전이 있었다.” 한미 양측은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 첫날인 지난 5일 상대국의 법률 및 제도 현황 등을 확인하며 치열한 탐색전을 벌였다. 한국측 수석대표인 김종훈 대사는 이날 협상결과가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상’ 속도임을 시사한 반면 미국의 웬디 커틀러 대표는 농업ㆍ금융서비스ㆍ자동차 등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임을 재차 강조,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O…우리측의 예리한 질문에 미국측 진땀 빼=김종훈 대표는 협상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가 열린 11개 분과를 둘러본 결과 “우리측의 예리한 질문 때문에 미측 대표단이 진땀을 뺐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별도의 분과가 마련된 농업은 양측에서 제시한 초안의 조항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며 “이 가운데 관세할당제도(TRQ) 관리문제가 가장 중요한 조항으로 다뤄졌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쌀 문제는 이날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O…미국측 농업ㆍ금융서비스ㆍ자동차 업계 이익 기대=커틀러 미국측 협상대표는 양국간 협상의 핵심쟁점 분야를 묻는 질문에 “오늘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예컨대 농업 분야가 어려운 의제가 될 것이며 자동차 문제도 당면 과제”라고 꼽았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와 함께 의약품 및 의료장비 실무그룹을 별도로 만든 점을 지적하며 의약품 분야 협상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 커틀러 대표는 “양국간 FTA는 한국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직답을 피했다. 커틀러 대표는 스크린쿼터 문제와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FTA협상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한미재계회의 사무국장인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한미 FTA가 타결되면) 곡물과 쇠고기ㆍ식품가공 등을 포함한 미국의 농업 분야가 첫번째 수혜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어 금융서비스와 자동차 부문도 한국 내 관세 및 비관세장벽이 없어질 경우 혜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O…FTA 반대 목소리에는 애써 태연=커틀러 미 협상단 대표는 한국의 반(反)FTA 원정시위대의 FTA 반대활동에 대해 “항의 시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전체회담을 하는 동안 창 밖의 북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한국이 FTA를 추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한국경제를 21세기에 대비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비스 분야의 경우 솔직히 말하면 개방과 규제완화가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핵심적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미 의회 내 일부 의원들의 한미 FTA 반대 움직임과 관련, 브릴리언트 부회장도 “한국과의 FTA는 공화ㆍ민주 양당의 강력한 지지하에 추진되고 있으며 많은 의원들과 협의를 했지만 아직까지 이에 반대하는 의원을 보지 못했다”면서 협상 초기부터 반대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O…“협상결과는 나중에 수치가 증명”=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는 이날 오후 기자단 초청 만찬에서 “한미 FTA협상 결과 누가 얻고 누가 잃느냐 하는 문제는 나중에 수치가 증명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예로 들어 “중국 경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을 섭렵하며 중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했기 때문”이라면서 “정책이 좋고 인재가 많고 상품도 뛰어나더라도 팔아먹을 시장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협상이 타결되고 나서 의회비준을 추진하면 그때는 이미 늦고 지금부터 해야 한다”며 “한미 FTA를 계기로 우리 경제가 2만에서 3만, 4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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