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한식 세계화, 전문교육 확대해야


서양에서 조리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 전통 장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맵고 짠 맛을 낯설어하거나 향이 강해 싫어할 것이라고 예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의 반응은 의외로 한국식 소스류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강된장이나 쌈장은 샌드위치나 토르티야를 만들 때 써도 좋을 것 같다' '간장에 과일 등을 갈아 넣은 불고기용 양념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국의 장류를 어떻게 만드는지 직접 보게 되니 한국 음식문화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등은 외국 학생들이 한식조리 심화과정을 들은 뒤 남긴 한국 장류에 대한 평가였다. 드렉셀대에 개설된 한식 정규수업과정 중에 있는 교수와 학생들은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지원을 받아 2주일간 한국을 방문해 한식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배운 '정통 한식'을 직접 만드는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를 가졌다. 이날 학생들이 직접 만든 메뉴는 대통밥과 매생이국, 물김치, 고사리 나물 등이었다. 서울에서 1만㎞ 넘게 떨어진 미국 동부에서 찾아온 학생들은 '베리 굿'을 연호하며 한국 음식의 웰빙 조리법과 담백한 맛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주요20개국(G20)회의를 개최하는 의장국이 될 정도로 국위가 높아졌다. 그리고 최근 파리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K-POP 행사'에서도 볼 수 있듯 한국 문화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ㆍ유럽까지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여세를 발판으로 삼아 이제 우리 문화의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한식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드렉셀대는 미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한식을 정규강좌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한식세계화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해외 교육기관에 지속적으로 한식 강좌를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국내 우수한 조리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연구, 국내외 인턴십 등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초기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한식 세계화 역시 마찬가지로 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한식이 이탈리아나 일본 음식처럼 세계 각국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식 조리사들에게 제대로 된 조리법을 가르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외국인들이 우연히 맛본 한식이 평생 한국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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