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소림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속의 스님은 탁월한 무술실력을 자랑한다. 영화 ‘달마야 놀자’의 한국 스님들도 다양한 스포츠에 능통한 그야말로 ‘건강남’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렇듯 평소 절제된 생활과 소식(小食), 수련 등으로 질병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스님들도 각종 직업병(?)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김덕곤 교수팀이 H사찰 스님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한 스님 2명 중 한명은 근골격계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료대상 175명중 45%에 해당되는 79명이 발목관절, 무릎관절, 요통, 어깨통증 등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보였다는 것. 이어 소화불량 등의 소화기계질환에 해당하는 스님도 40명(23%)으로 나타나 뒤를 이었다. 그 외에 신경계, 허약체질, 호흡기계, 비뇨기계 질환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선 또는 참배를 무리하게 한 것이 근골격계질환의 원인으로 분석됐고 소식을 함에도 불구하고 거친 채식, 특히 생식이 소화불량을 일으킨 주원인으로 추정됐다. 김덕곤 교수는 “참선 때 취하는 가부좌자세는 엉덩이와 무릎의 높이가 같아 척추에 상당히 부담을 준다"며 "방석의 엉덩이쪽 높이를 5㎝정도만 높여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육식섭취가 적어 간혹 나타나는 저혈압증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두, 잣 등을 통해 식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스님도 세심한 건강관리를 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