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오너 2세 경영권 승계 등 이명희 회장의 상속.후계 구도가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구학서 사장이 지난 12일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그룹 총괄부사장에게로의 증여를 통한 주식 지분 확대 가능성을 언급하며 '떳떳한 승계론'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당일 간담회에서 "(부모인 이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주식 지분을)금년 가을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정 부사장에게 증여하고 이후 상속하는 과정에서 깜짝 놀랄만한 세금을 내는 등 떳떳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과 정 명예회장 주식 지분의 3분의 1은 상속으로 돌리되 3분의2는 증여할 수 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거론했다.
구 사장의 이런 언급은 참여연대와의 '신세계 경영권 편법 대물림 논란'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앞두고 '떳떳한 승계.상속' 원칙을 내세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고,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며' 정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에 오히려 탄력을 붙이기위한 수순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현재 신세계 지분 분포는 이 회장 15.33%, 정 명예회장 7.82%, 정 부사장 4.86%등으로 1997년부터 기획조정과 경영지원실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아온정 부사장은 작년까지 이 회장 등 부모 주식을 증여받는 것으로 지분을 늘려왔다.
이런 가운데 구 사장이 이번에 '적극적인 증여'와 '깜짝 놀랄만한 세금' 방침을밝힘에 따라 올해 가을께부터 정 부사장의 지분 확대와 그에 따른 후계 구도가 질적으로 한단계 성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구 사장의 언급이 온전하게 실천으로 옮겨질 경우 계열사 주식 헐값 배정또는 비상장 계열사 동원 등을 통한 경영권 편법 대물림이나 재산 불리기와 같은 재계 상속.승계 관행에 적지않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구 사장의 언급은 정 부사장의 경영 간여 폭과 스타일이 '구 사장 등 전문경영인에 일상적인 경영 전반을 맡기는' 이 회장과 어떤 차이를 보일 지에 대한 관심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신세계는 전문경영인에게 권한 이양이 가장 많이 된 기업이기 때문에 (증여 또는) 상속 문제는 경영권 문제는 별개"라면서 '전문경영인 중심의 신세계식(式) 경영 메커니즘'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물론 구 사장의 이 같은 언급에는 이 회장에서 정 부사장에게로 가까운 시일 안에 무게중심이 확연히 옮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부사장은 "이 회장은 큰 투자 정도만 살펴보고 (일상) 경영에는 간여하지 않은 채 추후 보고만 받아왔다"면서 "하지만 저는 남자이고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장보다는 큰 관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앞으로 전문경영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역할해야 할 지 그림을 그려보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있다"고 밝혀 향후 경영 스타일의 변화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