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민간 미분양 리츠 '3災'에 발목

세제개편 지연… 투자자 무관심… 집값 추가하락 전망<br>국민은행 첫 출시… 투자자 모집 난항


국민은행이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출시했지만 투자자들의 무관심, 늦어지는 세제개편, 추가적인 부동산 값 하락 전망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7일 민간 주도의 첫 미분양 아파트 리츠를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미분양 리츠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일정 정도 소화해낼 경우 집값 폭락과 그에 따른 은행들의 부실 증가를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늦어지는 세제개편 ▦무관심한 투자자 ▦불안한 집값 등의 악재를 넘어서기 힘겨운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도 미분양 아파트 구입을 위한 미분양 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했다가 투자자를 모으지 못한 채 리츠로 방향을 바꿔 영업인가를 받았지만 투자자 모집은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미분양 관련 세제 통과가 1차 관건=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대기 중인 구조조정 세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양도세 5년간 100% 감면(지방) ▦취득ㆍ등록세 100% 감면 ▦종합부동산세 개별과세로 적용 ▦재산세 0.3%에서 0.1%로 감면 등의 개편안을 입법예고한 후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이 처리될 경우 리츠는 1.5~2.0%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해 리츠의 수익률을 높여주게 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다”며 “세제개편안 통과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추가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반응 시큰둥=국민은행은 일단 200억원 자산으로 인가를 받았지만 다음달 말 운용을 시작할 때까지 총 자산을 4,000억원까지 늘려 5,000억원 규모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총 자산을 1조6,8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투자자 확보를 위해 현재 국민연금은 물론 다른 은행, 보험사 등과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대상이 널린 상황에서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하기는 힘들다”며 “투자자들이 미분양 아파트 리츠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과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국내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도 정신이 없는데 미분양 아파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속내는 아직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투자에 나서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한 은행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미분양 펀드나 리츠가 활성화될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시공사들도 기존 분양자들과의 형평성,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등으로 헐값에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도 “미분양 아파트 리츠에 대한 문의가 거의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팽배해 당분간 리츠가 새로 만들어지기는 힘들어보인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리츠(Reitsㆍ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부동산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투자회사 형태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만 투자한다. 분기 말마다 부동산 실물을 총 자산의 70% 이상 매입해야 한다. 자본금의 10배까지 차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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